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영화 ‘목격자’(감독 조규장)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목격자’는 총제작비 70억원을 들인 영화다.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 스릴러로 현실적인 공포감을 준다는 점에서 2013년 흥행작 ‘숨바꼭질’도 떠올린다.
‘목격자’는 제노비스 신드롬에서 출발한다. 1964년 뉴욕에서 귀가하던 여성이 강도에게 살해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피해자의 도움 요청에도 사람들이 방관한 데에서 피해자의 이름을 따 제노비스 신드롬이 탄생했다. 방관자 효과로도 불린다.
‘목격자’의 대략적인 스토리는 이렇다. 깊은 밤 비명소리에 베란다에 나간 주인공 상훈(이성민 분)이 살인사건을 목격한다. 상훈이 신고를 하려는데,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자신의 아파트 층수를 세는 범인과 눈이 마주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조규장 감독은 “제노비스 신드롬이나 ‘목격자’나 집단적 방관에 의해서 일어난 사건을 그린다”며 “무관심, 개인주의 이런 것들이 갖고 있는 문제를 대부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 이야기가 장르적인 힘을 빌어 우리사회에 어떻게 다가갈 수 있는지 궁금했다”고 연출한 배경을 밝혔다.
이성민이 주인공 상훈을 연기했다. 그는 “상훈(배역)은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소시민을 대변한다”며 “평소의 내 모습을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평범한 한 시민이 살인범의 다음 타깃이 돼 쫓기는 모습을 그렸다. 김상호는 “이성민은 육식동물처럼 본능적으로 연기를 한다”며 그의 연기를 치켜세웠다.
김상호는 살인범을 쫓는 형사 재엽으로, 진경은 상훈의 아내 수진으로 극에 무게감을 더했다. 재엽은 수백여 가구가 사는 아파트 한복판에서 충격적인 살인사건이 발생했지만 목격자가 나타나지 않아 수사에 애먹는 인물이다. 진경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주부를 맡았다. 그녀는 “영화 초반의 모습은 눈치 없다고 비칠 수 있는데 후반부에는 딸을 지키기 위해 강한 모성을 발휘한다”며 “범인에게 쫓기는 상황을 최대한 현실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후반부 활약을 기대케 했다.
곽시양은 극의 긴장감을 부여하는 인물이다. 극에서 자신을 본 목격자를 쫓는 살인범 태호 역을 연기했다. 곽시양은 “다른 영화 속 캐릭터나 장치보다 실제로 있었던 사건들을 참고하는 게 현실감을 줄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고실존인물인 연쇄살인범 정남규를 참고한 사실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정남규는 범행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신발 밑창을 도려내고 잡히지 않기 위해 체력 단력을 계속했다더라”며 “그런 정남규의 무자비하고 치밀한 모습이 캐릭터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목격자’는 후발주자인 데다 블록버스터 영화들에 비해 적은 규모지만 배우들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곽시양은 “‘목격자’는 세 가지 격이 있는 영화다”며 “선배들의 연기 품격, 여름에는 스릴러가 제격, 관객들의 심장을 저격하는 영화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목격자’는 아파트 한복판에서 벌어진 살인을 목격한 순간 범인의 다음 타킷이 돼버린 목격자와 범인 사이의 추격전을 스릴러 영화다. 이성민 김상호 진경 곽시양 등이 출연하며 내달 15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