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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에서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에서 주최·주관하는 ‘제4회 사람사는세상영화제’가 배우 김의성의 진행으로 개막했다. 개막선언에 나선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사상 검열 및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지난 정권을 꼬집는 얘기로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자유로운 영혼으로 활발하게 잘 만들어서 좋은 영화제를 계속해서 이어가겠다”고 약속해 박수를 받았다.
이어진 축사에서 정지영 감독은 “지난해 내가 집행위원장을 맡았을 때에는 작은 극장에서 적은 손님들과 개막식을 치렀는데 올해 이렇게 많이 온 것을 보니 새 집행위원장의 능력이 대단한 것 같다”며 “올해 영화제의 캐치프레이즈가 상당히 선동적이면서 색깔이 있다. 영화제는 어떤 성격을 갖고 갈 것인가가 중요한데 ‘사람사는세상영화제’는 논쟁적인 성격을 가지면 독특하고 특별하게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와 함께 조언도 전했다.
올해 캐치프레이즈는 ‘영화는 정치다, 정치는 영화다’다. 오동진 예술감독은 “영화는 늘 정치적이었고, 정치가 힘이 없을 때에 영화를 통해서 정치를 했던 적이 있다”며 캐치프레이즈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특별상 시상도 이뤄졌다. 광주민주화운동을 그린 ‘택시운전사’의 실제 모델인 고 김사복씨와 공영방송의 몰락을 다룬 ‘공범자들’이 각각 사람상, 세상상을 수상했다.
부친인 김씨를 대신해 무대에 선 아들 김승필씨는 “저희 가족이 영예를 얻게 된 것에 대해 아버님께 감사드린다”며 “이제 아들로서 제가 아버님의 소신을 잘 받들어 살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며 영화를 만든 장훈 감독과 김사복씨를 연기한 배우 송강호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공범자들’을 연출한 최승호 감독은 “개인적으로 기쁜 상이다. 이 영화를 완성하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는데 그 영화가 세상에 나와서 세상을 바꾸는데 일말의 도움이 된 거 같다”며 “시민이 보내준 많은 성원으로 세상이 바뀌고 있고 공영방송도 바뀔 것 같다. 방송인들이 다시 공영방송으로 돌아가서 이 상의 뜻처럼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재정 경기도교육감·천호선 노무현재단 이사·유철근 노무현재단 감사·김주언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유정아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유인태 노무현재단 자문위원·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김홍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 전재수 국회의원, 안민석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영화제는 오는 12일까지 국내·외 초청작 22편, 단편 공모 선정작 20편 등 42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개막작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점령한 홍콩을 배경으로 두 남녀의 사랑과 이별을 그린 홍콩 쉬안화 감독의 ‘그날은 오리라‘가 선정, 이날 개막식 행사에서 상영됐다. 폐막작은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 사건을 파헤친 권경원 감독의 ’국가에 대한 예의‘다. 영화제는 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리며 ’영원, 노무현‘ 섹션도 마련했다. ’노무현입니다‘ ’무현 두 도시 이야기:파이널 컷‘ ’변호인‘을 보여준다. 쿠바 혁명가 체게바라 50주기를 기념한 영화 ’체게바라:뉴맨‘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