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영화, 배우, 감독..칸을 빛내던 순간 ‘Best 6’

강민정 기자I 2014.05.25 11:14:58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전도연 송혜교 김성훈감독 김성령 김새론과 배두나. 칸 영화제를 빛낸 자랑스러운 한국 배우와 감독, 영화다.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경쟁진출작은 없었다. 하지만 못지 않았다.

25일 제 67회 칸 국제영화제가 폐막했다. 올해 영화제는 세계 영화 시장의 흐름을 좌우하는 할리우드 작품이 이슈되지 못했고 남유럽 국가의 경제 침체가 장기화된 대내외적인 영향을 받아 작년 대비 한산한 느낌을 안겼다. 그럼에도 모처럼 쨍했던 칸의 눈부신 날씨와 그보다 더욱 눈부셨던 한국 영화, 배우, 감독의 활약이 돋보였다. 수상의 아쉬움은 다음 해를 기약, 더 큰 도약을 꿈꾸는 희망으로 남았다. 평생 기억해도 좋을만한 한국 영화, 칸에서의 최고의 순간들을 꼽았다.

전도연이 칸 집행위원장(그의 왼쪽 옆)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도연, 심사위원의 품격을 달리하다

한국 배우 최초로 경쟁부문 심사위원에 나선 전도연의 존재감은 컸다. 14일 개막 당시부터 큰 이슈 속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전도연은 25일 폐막 기자회견에서도 전 세계 취재진과 옆자리를 채운 심사위원들의 관심 속에 주목받았다. 심사위원으로서 “최대한 공정하게 영화를 보려고 했다. TV로만 봤던 유명한 분들과 눈을 맞추고 생각을 교류할 수 있었다는 건 큰 영광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전도연의 ‘국제 매너’는 눈부셨다.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되는 심사위원의 특성상 고된 일상 속에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았을 그지만 공식석상에 나서야만 할때에도 최대한 남을 배려하고 자신을 낮추는 모습으로 일관했다. 그런 전도연을 위해 그를 마주하는 다른 영화인들 역시 예의를 갖춰 인사를 건네고 격려의 말을 건네는 등 훈훈한 광경을 연출했다.

송혜교와 장쯔이, 오우삼 감독이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혜교, 6년 만에 칸을 다시 찾다

중국영화 ‘태평륜’으로 칸을 찾은 배우 송혜교. 오우삼 감독과 장쯔이, 금성무, 황샤오밍 등 중국 배우들은 물론 일본 배우들과도 호흡을 맞춘 송혜교는 이번 영화제에서 ‘태평륜’의 유종의 미를 대대적으로 알리는 기자회견을 빛냈다. 아시아권을 넘어 프랑스, 헝가리, 독일, 미국 등 외신이 몰린 자리에서 깔끔하고 단아한 멋을 드러내 감탄을 받기도 했다. 공식 일정으로 칸을 찾은 것이 아님에도 ‘거장’ 감독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중국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며 “송혜교는 누구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TV에서 본 유명 스타와 연기하게 돼 영광이었다”, “정말 예쁘고 열심히하는 배우” 등의 극찬을 동료배우와 감독에게 들으며 한국 여배우의 품격을 높였다.

김새론이 국내 취재진과 칸에서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새론, 칸의 괴물이 돼다

올해 중학교 2학년생이 된 김새론. 5년 전 칸을 찾았을때와 비교해 ‘폭풍성장’한 그는 외관만 달라지지 않았다. 주목할만한 시선에 출품된 ‘도희야’의 타이틀롤을 맡아 외신으로부터 “괴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내년 칸 영화제에서 또 한번 그의 모습을 볼 수 있길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 소화히기 힘든 캐릭터, 보여주기 어려운 연기를 했음에도 “도희가 되기위해 노력했다”는 본인의 의지는 물론 함께 호흡을 맞춘 배두나, 송새벽을 감동시킨 배우로서의 진정성은 칸에서도 통한듯 보였다.

배두나가 국내 취재진과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두나, 칸에서 열애를 인정하다

‘도희야’의 또 다른 히로인 배우 배두나. 그는 ‘클라우드 아틸라스’로 글로벌 스타덤에 오른 주인공이라 ‘도희야’로 칸 영화제를 찾을 때부터 많은 외신으로부터 친근한 한국 배우로 주목받았다. 영화에서 보여준 “영혼을 불어넣는 연기”는 호평을 받았지만 그보다 뜨거웠던 관심은 그의 열애 인정이었다. 공식 상영 당시 배두나의 곁을 지키며 든든한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여줬던 영국 출신 배우 짐 스터게스와 그 동안 숱한 열애설에도 묵묵부답했던 배두나는 한국 취재진들과 만나 “남자친구다”라고 말했다. 이후 그가 칸 인근의 레스토랑에서 짐 스터게스와 자유롭게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이 종종 포착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성훈 감독이 기자회견에 앞서 칸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성훈 감독, ‘유머러스 가이’로 통하다

감독주간에 초청된 영화 ‘끝까지 간다’는 칸에서 소개된 한국 영화 중 시간상 가장 먼저 주목을 받았다. 그 덕에 평가가 엇갈린 ‘도희야’나 부문 특성상 큰 주목을 끌기에 어려웠던 미드나잇 스크리닝의 ‘표적’보다 스포트라이트가 뜨거웠다. ‘끝까지 간다’의 김성훈 감독은 6년 반만의 신작으로 칸을 찾아 본의 아니게 ‘신예 감독’과도 인상을 남기며 향후 칸이 주목해야 할 감독으로 평가되기도 했으며 ‘끝까지 간다’는 완벽히 짜인 각본 안에 적당한 비틀림, 높은 수준의 블랙 유머가 버무러진 다이나믹한 영화였다는 호평 세례를 받았다. 무엇보다 기자회견 자리에서 전 세계 취재진을 웃긴 김성훈 감독의 블랙유머는 영화에 녹아든 훌륭한 장치 그대로였다.

김성령이 ‘표적’ 공식상영 전 레드카펫 위에 섰다.
◇김성령, 칸을 진정 즐기다

‘표적’의 히로인으로 칸을 찾은 배우 김성령. 그는 누구보다 칸을 즐기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한국 취재진과 만나 칸에 올 기회가 또 어디있겠냐는 너스레를 떨며 이번 영화제를 찾게 된 영광스러운 마음을 전했던 김성령. 미드나잇 스크리닝 공식상영 당시 레드카펫에서 보여준 위풍당당한 워킹과 자신감 넘치는 표정은 극장 스크린 전체를 채우며 현장에 모인 영화인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영화 상영이 끝난 후 자신과 악연으로 호흡을 맞췄던 배우 유준상에게 다가간 김성령은 그의 멱살을 잡는 시늉으로 재치를 보여줬으며 3분간 이어진 기립 박수에 이곳저곳 눈을 맞춰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등 축제의 주인공이 된 순간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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