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지망생 100만]①아이들의 붕어빵 꿈 "아이돌 될래"

박미애 기자I 2012.10.12 10:23:18

스타가 되고 싶은 10대들, 연기 보컬 학원으로
데뷔 미끼에 걸려, 빚지고 꿈 잃고

“아이돌 스타, 꿈꾸면 된다?” 케이블채널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4’에는 스타를 꿈꾸는 이들의 도전이 끊이지 않는다.(사진=CJE&M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연예인 지망생 100만명 시대다.

‘너도 나도 아이돌, 과학자를 꿈꾸는 아이들이 없다’는 모 TV광고 속 이야기는 요즘 세태를 그대로 보여준다. 서울 청담동과 논현동 일대에는 서울 각지는 물론 전국에서 모인 연예인 지망생이 5000여 명이 모여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막연하게 연예인을 꿈꾸는 초등학생까지 포함한다면 연예인 지망생이 100만명에 육박한다는 관측도 나왔다.

연예인지망생과 관련된 사업도 성행 중이다. 보컬학원, 연기학원, 성형 전문 병원 등이 번창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의 흥행 성공으로 멤버들이 빌라형 숙소, 춤을 배우는 댄스 연습실 등의 임대 매물이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동이 났을 정도다.

최근에는 ‘아카데미’로 불리는 연기 및 가창을 지도하는 학원들이 우후죽순 늘고 있다. 불과 2~3년 사이에 메이저 보컬전문학원이 10배 증가했다. 이는 K팝 열풍과 케이블채널 Mnet의 ‘슈퍼스타K’로 시작된 오디션 열풍과 맞물려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조홍경 보이스펙트(보컬전문학원) 원장은 “전국에 등록된 실용음악학원만 3000개, 서울에만 수백 개에 이른다”며 “소위 말하는 유명한 메이저급 학원들은 2~3년 전만 해도 손으로 꼽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40~50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성형외과, 피부과, 뷰티숍(미용실), 피부관리숍, 피트니스센터 등도 인기다. 본격적인 데뷔를 앞둔 연예인 지망생은 한달 100만~200만원에 이르는 비용이 든다. 이대희 스타폭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아무래도 보여지는 직업이다 보니 연예인이나 지망생이나 실력을 갖추는 것 이상으로 외모 관리에도 소홀할 수 없다”며 “요즘에는 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해 업체가 기획사와 조인해 소속 연예인들을 할인해주고 홍보를 도움 받는 것도 새로운 풍속도다”고 귀띔했다.

연예인 지망생이 폭발적으로 는 것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힘입은 바 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낸 ‘2012년 콘텐츠산업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엔터테인먼트(연예) 콘텐츠 산업 규모(매출액)는 지난해 21조3000억원에서 6.8% 증가한 22조76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는 2010년 18조3366억원에서 16% 증가했다. 올해는 음악 3조7800억원에서 4조2300억원으로 11.9%, 영화 3조5500억원에서 3조7100억원으로 4.5%, 방송 13조9700억원에서 14조8200억원으로 6.1%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폭발적인 성장 뒤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있다. 부나방처럼 몰려드는 연예인 지망생을 부추겨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어두운 손’도 많다. 자격 미달의 강사가 포진한 학원 등은 데뷔를 미끼로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연예기획사는 연예인지망생의 트레이닝은 투자의 개념이기 때문에 소속사에서 비용을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길호 연예매니지먼트협회 사무국장은 “연예인이 되기 위한 정답이 없기 때문에 불안함 속에 실력을 키우려는 지망생이 많다”며 “지망생의 꿈을 이용하는 과도한 돈벌이를 막아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성장이 지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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