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골 폭발' 악마의 재능 유감없이 발휘한 발로텔리

독일와의 유로2012 4강전에서 두 번째 골을 터뜨린 뒤 상의탈의 세리머니를 펼치는 마리오 발로텔리.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슈퍼마리오’의 진가가 드디어 폭발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그토록 악동짓을 하고 다니면서도 그에게 환호를 보내는지 그 이유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마리오 발로텔리(맨체스터 시티)는 29일(이하 한국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독일과의 유로2012 4강전에서 전반 20분과 36분 환상적인 골을 터뜨려 이탈리아의 2-1 승리를 견인했다.

발로텔리는 조별리그까지만 하더라도 전혀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초반 2경기에서 잇따라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실망스러운 플레이를 펼치자 교체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언론과 팬들은 부진한 발로텔리 대신 안토니오 디 나탈레를 선발로 내세울 것을 압박했다.

하지만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은 발로텔리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았다. 물론 그의 행동을 완전히 이해한 것은 아니었지만 조금씩 발로텔리의 능력을 끄집어내는데 성공했다. 발로텔리도 프란델리 감독을 믿고 그의 지시를 이해하려고 애를 썼다. 무리하게 내려와 공을 받기 보다는 상대 진영에 머물면서 타겟맨 역할에 더 주력했다.

발로텔리는 아일랜드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환상적인 발리슛을 성공시키면서 서서히 살아났다.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는 골을 추가하지 못했지만 승부차기에 1번 키커로 나서 깔끔하게 공을 집어넣는 대담함을 뽐냈다.

그리고 이날 독일과의 4강전에서 발로텔리는 완전히 살아났다. 전반 20분 안토니오 카사노가 왼쪽 측면에서 독일 수비수 2명 사이를 뚫고 올린 크로스를 발로텔리가 정확히 머리에 맞혀 골로 연결했다. 상대 수비수 바티스튀버를 순간적으로 따돌린 천부적인 골감각이 돋보였다.

발로텔리의 해결사 능력은 전반 36분에도 빛났다. 왼쪽 측면 뒤쪽에서 리카르도 몬톨리보가 한 번에 넘겨준 패스를 받아 그대로 오른발로 강하게 슈팅해 골망을 갈랐다.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가 전혀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슈팅이었다.

발로텔리는 후반 중반에 다리 경련을 호소하면서 디 나탈레와 교체돼 일찍 그라운드를 나와야 했다. 하지만 이날 이탈리아 승리의 주역임에는 의심할 여지없는 사실이었다.

‘악마의 재능’을 가졌다는 표현을 들을 만큼 천부적인 득점 능력을 가진 발로텔리. 이날 4강전은 그가 축구에 집중한다면 얼마나 대단한 선수로 발전할 수 있는가를 잘 보여준 경기였다. 독일전에서 발로텔리가 한 악동짓이라고는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유니폼을 벗어 근육자랑을 하다 옐로카드를 받은 것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