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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돌` `깝돌` 후회? 책임감 느끼죠"(인터뷰)①

양승준 기자I 2012.06.19 08:30:44

이준·황광희 `예능돌`로 사는 법

▲ 황광희와 이준(사진-권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SBS `고쇼` 방송 짤린 거 같지 않냐?"
"무슨 소리야. 녹화 완전 재미있었는데..."
"녹화하고 한 달이 지났는데 방송이 안 됐잖아. 우리보다 늦게 녹화한 다른 연예인들 방송이 먼저 나가고"
"아냐, 맛있는 건 원래 나중에 먹는 거라잖아."
"아냐, 예감이 안 좋아. 난 찍어 놓고 안 나간 것도 좀 있어서..."
"아냐, 방송 나가면 분명히 검색어 오를 거야."

엠블랙 이준과 제국의 아이들 황광희가 나눈 얘기다. `동행` 인터뷰를 위해 만난 1988년생 동갑내기. 두 사람은 사진 촬영 내내 사소한 말장난을 주고받았다. 성향은 달랐지만 둘 다 주위 눈치를 보지 않고 솔직했다.

이준과 황광희를 만났다. 두 사람은 `예능돌`로 주목받고 있다. 이준은 지난 4월 MBC `라디오스타` 출연 후 예능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내가 좀 질리는 스타일이다." 거침없는 돌발 발언이 그의 특기다. "`라디오스타` 이준 웃겨 눈물이 난다." 김태호 `무한도전` PD도 이준의 예능감을 높이 샀다. 황광희도 `날발언`의 대가다. "귀 연골이 없다. 콧대를 높이는데 다 써버렸다." 황광희는 `깝돌`의 대명사가 됐다. 가수지만 예능에서의 활약으로 더 주목받고 있는 두 사람.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두 사람의 속 얘기와 고민을 들어봤다.

"첫 인상 별로"·"카리스마 있더라"
-친해진 계기가 궁금하다

▲이준: 연예인 중에 멤버들 말고 친한 사람은 광희하고 샤이니 온유밖에 없다. 은근 낯을 많이 가린다. 광희는 먼저 내게 다가와 친해진 케이스다. 같이 방송하다 녹화 쉬는 시간에 와서 `친구 하자`고 하더라. 그 이후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솔직히 처음 광희를 봤을 때만 해도 첫인상이 좋지는 않았다. 노골적으로 말해 `뜨려고 발악하는 아이`라고 오해했다. 옆에서 지켜본 후에야 광희가 겉과 속이 같고 가식이 없는 친구라는 걸 알게 돼 더 가까워졌다.

▲황광희: 내가 처음에 이준을 봤을 대 이준은 예능을 시작하는 단계였다. 그때만 해도 이준은 영화 `닌자어쌔신`을 찍어 진지한 느낌이 강했다. 엠블랙에서도 멋있는 캐릭터잖나. 배우로서 가수로서 내게 없는 카리스마가 있더라. 내가 데뷔 선배지만 배울 게 있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먼저 다가갔고 친해졌다.
▲ 황광희와 이준

-둘을 `예능돌 라이벌`로 부른다. `예능돌`로 서로의 매력을 뭐라고 생각하나? 경쟁의식은 없나

▲이준: 광희는 유쾌하고 솔직하다. 그게 강점인 거 같다. 라이벌 의식은 없다.

▲황광희: 이준은 말이나 행동에 의외성이 있다. 예상치 못한 대답들을 하잖나. 이준이 MBC `라디오스타`에서 의상 노출하면서 젖꼭지 얘기하는 걸 봤는데 한참 웃었다. 현장 순발력이 좋은 거 같기도 하다. 내가 SBS `정글의 법칙` 촬영을 다녀오니 이준이 `빵 터져` 있더라. 보기 좋았다. 예능에서 라이벌이라고 볼 수 있지만, 같이 가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가벼운 이미지만 소비 걱정도"·"내가 자초한 일"
-둘 다 가수보다 예능인으로 더 주목받았다. `백치돌` `깝돌`로 불린다. 고민은

▲이준: 시청자들에게 가수 활동보다 예능인으로서의 모습이 더 각인된 거 같아 아쉽기는 하다. 물론 싫은 건 아니다. 다만, 본업보다 부업으로 더 주목받은 것에 대한 내 자책이다. 속상한 적도 많았다. 연기도 정극을 해보고 싶었는데 그간 너무 가벼운 모습만 비친 것 같았다. 그런 이미지가 많이 소비돼 걱정도 된다. 요즘에는 연기할 때 발음도 잘 안 된다. 연습 부족 때문이다. 반성하고 있다.

▲황광희: `깝돌`이란 수식어 기분 나쁘지 않다. 내가 자초했던 일이니까. 다만, 미안한 점은 있다. 내가 솔로 활동만 하는 사람도 아니고 제국의 아이들 멤버이잖나. 내 이런 이미지가 그룹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까란 부분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
▲ 이준과 황광희

"예능에서 책임감을 느낀다"
-방송에서 `너무 망가진 거 같다`란 후회한 적은 없나

▲이준: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했을 거다. 후회는 없다. 난 연예인이다. 방송에 나갔고 어려운 일로 힘들었던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줬다면 그걸로 된 거로 생각한다. 그게 내 직업이잖나.

▲황광희: 준이와 비슷한 생각이다. 나도 방송을 하며 책임감을 느낀다. 옛날에는 없었다. 나 살기 위해했다. 어느 순간 사람들의 기대를 느끼고 나서는 방송에 나갈 때 책임감이 들더라. 고민은 있다. 그간 나는 예능에 너무 많이 출연했다. 그래서 얘기할 거리가 동난 상황이다. 스트레스받을 때도 있다.

-두 사람은 가수다. `예능돌`로서 두 사람을 바라보는 싸늘한 시선도 있다. 상처받은 적은 없나

▲황광희: 인터넷 댓글은 되도록 안 보려 한다. 다만, 최근에 `내가 시완(제국의 아이들 멤버)이를 질투한다`는 얘기가 나오자 독한 말들이 쏟아지더라. `황광희는 원래 못된 애였다` `쓰레기다` 등의 말은 충격이었다. 어떤 네티즌은 내가 방송에서 그간 지은 못된 표정을 여러 개 캡처해 올려 퍼트리기도 했다. 난 순수한 마음으로 즐겁게 방송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순식간에 등을 돌리는구나`란 생각이 들어 무서웠다. `난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될까`라는 생각도 했다. `정글의 법칙`은 또 다른 전환점이 됐다. 솔직히 처음 시작할 때 난 `정글의 법칙` 촬영가기 싫었다. 개고생이 뻔하잖나. 그래도 간 이유는 욕심이 생겨서다. 자연스러운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다.

-방송인으로서 롤모델이 있나

▲이준: 김구라 형과 박명수 형이다. 김구라 형은 KBS2 `김승우의 승승장구`에 나온 것도 봤지만 솔직한 모습이 좋다. 박명수 형과는 서로 휴대전화 문자도 주고 받는다. 내가 많이 따른다. 언제 한 번 집에 박 먹으러 오라더라.

▲황광희: 유재석 형이다. 나도 보면 즐겁고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근데 난 방송은 좀 강한 캐릭터랑 잘 맞는 거 같다. 강호동 형 같은 분이 오히려 편한 거 같기도 하고.(웃음)
 
-두 사람만의 `예능 공략법`을 들려달라

▲이준: 대본은 되도록 안 보려 한다. 동시에 억지로 웃기려고도 한다. 설정은 안 한다. 그냥 편하게 얘기하려 한다. 계산도 안 한다. 짜고 가면 오히려 안 웃기다.

▲황광희: 요즘 `예능감`이 좀 떨어진 거 같다.(웃음) `정글의 법칙` 갔다 오고 시트콤에서 정확한 대본 연기를 해야 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방송에 나가면 모든 걸 쏟아내는 편이다. 그래서 하고 나면 몸살이 난다.

-두 사람이 본 `예능돌` 기대주는?

▲이준: 글쎄...

▲황광희:미쓰에이 민이. 난 그 친구가 재미있더라.
 
(인터뷰 A/S-두 사람이 녹화한 `고쇼`는 지난 8일 전파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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