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은별 기자] "오늘 못던지면 문제인데…. 선발 경쟁에서 밀릴 지도 모르고."
삼성 에이스 차우찬이 고민에 빠졌다.
차우찬은 21일 문학 SK전에 선발로 나선다. 시범경기 첫 등판. 지난해 한국시리즈의 대포알 투구를 기억하는 팬들에겐 갈증을 씻어 줄 의미 있는 경기이다.
그러나 20일 문학에서 만난 그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했다. "요즘 볼이 좋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차우찬은 삼성의 에이스다. 탈보트, 고든에 이어 3선발이 유력하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차우찬을 토종 선발 중 최고로 꼽는다. 선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삼성이지만 차우찬이 자리를 위협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차우찬의 생각은 좀 달랐다.
"오키나와에서부터 자신감은 넘치는데 공은 좋지 않았다. 주위 평가도 별로였다. 이상하게 공이 잘 안간다. 구속, 볼 끝도 별로 안좋은 느낌이다"는 이야기였다.
그렇다고 몸 상태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차우찬은 "초반부터 페이스를 올려 놔야 치고 올라갈 수 있는데. 사실 변화구나 몸 상태나 문제는 없다. 직구 구속이 안나와서 조금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최근 가장 중점을 두고 훈련을 하는 것도 직구. 지난 시즌 초반 재미를 봤던 체인지업은 일부러 던지지 않고 있다. 시범경기를 통해 직구 구위를 끌어 올리는데만 집중할 생각이다.
차우찬은 대화 마지막즈음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내일 못 던지면 정말 문제다. 선발 경쟁에서 밀릴 지도 모른다. 아직도 내 자리가 확실하지 않다."
감독의 신뢰가 아무리 단단해도 선수 스스로 자신감을 갖지 못하면 마운드에서의 결과가 좋을 수 없다.
과연 차우찬이 21일 문학 SK전서 떨어진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