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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표 "故 이영훈 병상서 쓰던 곡 완성하면 헌정하려 했는데.."

유숙 기자I 2008.02.16 17:11:52
▲ 배우 차인표


[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배우 차인표가 지난 14일 세상을 떠난 작곡가 고(故) 이영훈에 대한 추모의 글을 올려 애도를 표했다.

차인표는 16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몇 주 전 이영훈 선생의 투병 소식을 듣고 문병을 갔다. 주영훈과 함께 갔다”라며 글을 올렸다.

차인표는 이 글에서 “이 선생은 온 몸에 주사기를 꼽고 계셨지만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몸이 무척 말랐다. 아무것도 드시지 못하게 된지 한달이 넘었다고 말하며 해맑게 웃는 이 선생을 보며 한달을 아무것도 먹지 못한 사람이 이렇게 해맑게 웃을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라며 병문안을 갔을 당시를 회고했다.

당시 이영훈의 머리맡에서 음악공책과 그 안에 반 정도 완성된 악보를 봤다는 차인표는 “죽는 것은 겁나지 않는다. 그런데 조금 더 살 수 있다면 하나님의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이영훈의 말을 전하며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주영훈과 나는 이영훈 선생이 지금 쓰시는 곡을 완성하면 우리가 컴패션 밴드와 함께 그 노래를 불러 이영훈 선생께 헌정하자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영훈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돌아온 차인표는 “어제밤, 다시 이영훈 선생을 찾아뵈었다. 이 선생이 국화꽃밭에서 활짝 웃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그렇게 웃을 수 있는 곳에 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많이 슬퍼하지 않기로 했다. 얼마 후, 우리는 다시 만날테니까, 만나면 그가 못 다 만든 음악을 들어 볼 생각이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하나님의 음악을...”이라며 슬픔을 삭였다.

다음은 차인표의 글 전문이다.

몇주 전, 이영훈 선생의 투병 소식을 듣고 문병을 갔습니다.

주영훈씨와 함께 갔습니다.

이 선생은 온 몸에 주사기를 꼽고 계셨지만,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몸이 무척 말랐습니다. 아무것도 드시지 못하게 된지 한달이 넘었다고 말하며 해맑게 웃는 이 선생을 보며, 한달을 아무것도 먹지 못한 사람이 이렇게 해맑게 웃을 수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이 선생이 그랬습니다.

"저는 죽는 것은 겁나지 않아요. 하나님 곁으로 가는 것을 아니까요. 그런데, 내가 조금 더 살 수만 있다면 꼭 하나님이 기뻐하실, 하나님의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잠시 이야기를 하는 데, 이 선생의 몸에 열이 다시 올랐습니다. 우리는 함께 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작별 인사를 하는 데, 이 선생의 침대 머리맡에 음악공책 한권과 연필하나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악보는 반쯤 완성된 상태 였습니다.

온 몸에 주사기를 꼽고, 아무 것도 먹지 못하는 상태로 그는 침상에 누워 작곡을 하고 있었습니다. 무엇을 작곡 하느냐고 묻지 않았지만, 무엇을 작곡 하는 지 알 수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주영훈씨와 나는 이영훈 선생이 지금 쓰시는 곡을 완성하면, 우리가 컴패션 밴드와 함께 그 노래를 불러 이영훈 선생께 헌정하자고 약속했습니다.

어제밤, 다시 이영훈 선생을 찾아 뵈었습니다. 이 선생이 국화꽃밭에서 활짝 웃고 있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그렇게 웃을 수 있는 곳에 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많이 슬퍼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얼마 후, 우리는 다시 만날테니까요. 만나면 그가 못 다 만든 음악을 들어 볼 생각입니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하나님의 음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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