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FF 피플] 전지현 하정우, 한국배우가 할리우드로 가는 두 가지 방식

김용운 기자I 2007.10.10 11:52:52
▲ 전지현과 하정우(사진제공=싸이더스HQ)


[해운대(부산)=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전지현과 하정우 식의 두 가지 모델로 가야 한다.”

박중훈을 시작으로 이병헌, 비(정지훈) 등 한국배우의 할리우드 진출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전략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8일 오후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제 12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필름마켓 '스타 서밋 아시아 2007 라운드 토크 인터내셔널 캐스팅'에 참석한 싸이더스HQ의 박성혜 이사는 전지현과 하정우의 예를 들며 두 가지 방향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전지현은 지난 2001년 곽재용 감독의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통해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스타로 떠올랐다. 한국에서 420만 관객을 동원한 ‘엽기적인 그녀’는 중국에서 정식 DVD가 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1억장 이상의 DVD가 팔려 한류 열풍의 진원지가 됐다.

전지현은 이러한 스타파워를 바탕으로 ‘무간도’의 유위강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데이지’ 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되었으며 최근 할리우드에서 제작되고 있는 '블러드 더 라스트 벰파이어'에서 인간과 흡혈귀의 혼혈인 사야 역을 맡아 할리우드 진출의 첫 발을 내딛었다.

2005년 부산국제영화제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를 통해 충무로의 기대주로 급부상한 하정우는 이후 김기덕 감독의 ‘시간’, ‘숨’ 등의 영화를 통해 해외평단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러한 일련의 인디영화 출연을 바탕으로 최근 ‘디파티드’의 여주인공 베라 파미가와 재미교포 김진아 감독의 ‘두 번째 사랑’을 촬영하며 미국 진출을 모색했다.

박성혜 이사는 “전지현의 경우 아시아권에서 대중적인 인기와 티켓파워를 확보한 상황에서 할리우드에 진출했다”며 “처음부터 할리우드에 도전하기보다 아시아권내에서의 인지도와 스타성을 쌓아 전지현에 대한 가치를 높인 다음 할리우드 쪽에서 제의가 오는 방향으로 해외진출을 모색한 경우다”라고 밝혔다.

박 이사는 하정우에 대해 “미국의 메이저 스튜디오와 달리 독립영화 진영에서는 아시아 배우에 대한 수요가 많다. 하정우는 그런 틈새시장을 차근차근 공략하며 할리우드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한국배우들이 할리우드의 밑바닥에서부터 진출하기보다 아시아 내에서 확고한 스타파워를 키운 뒤 이를 가지고 할리우드 상업영화 스튜디오와의 협상을 통해 진출하는 ‘전지현 모델’과 비록 미국 내 메이저 스튜디오의 영화는 아닐지라도 미국의 다양한 독립영화 진영에서 필요로 하는 역할에 캐스팅 되는 ‘하정우 모델’이 현재 한국 배우들에게 할리우드 진출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 이사와 함께 자리에 참석한 일본계 미국인인 캐스팅 디렉터 요코 나라하시는 그간 ‘라스트 사무라이’와 ‘게이샤의 추억’, ‘바벨’ 등의 캐스팅 비화를 들려주며 “아시아 배우들이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는 것에만 급급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금까지 자신이 할리우드 영화에 캐스팅한 일본배우들의 경우 할리우드에 진출해야겠다는 목표보다 연기 자체에 심혈을 기울였던 배우들이었다는 것.

요코 나라하시는 “현재 미국 영화에서 아시아 배우들을 출연시키려는 경향이 점점 커지고 있어 바람직하다”며 아시아 배우들의 할리우드 진출을 위해서는 “배우 스스로 진정으로 연기를 하고 싶다는 열정이 기본이고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배우 본연의 모습과 외국어 등의 준비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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