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령 6시간 만에 해제…간밤 사태에 영화 '서울의 봄' 재조명

김보영 기자I 2024.12.04 08:39:56

누리꾼 "2024년판 서울의 봄"…X 실시간 트렌드 올라
12.12 군사반란 실화 다뤄…개봉 후 1년 만에 재조명
비수기에 1312만명 동원…청룡영화상 주요상 싹쓸이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한밤 중 비상계엄령 선포가 6시간 만인 4일 오전 극적으로 해제됐다.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선포된 계엄령에 혼란을 겪은 시민들과 정치권 사이에서 전날 벌어진 일을 두고 ‘2024년판 서울의 봄’이란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에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까지 소환되며 개봉 후 1년 만에 재조명받고 있다.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윤 대통령은 4일 새벽 4시 27분쯤 국무회의를 열어 계엄 해제안을 의결 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를 선포했다. 전날 오후 10시 25분쯤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약 6시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어젯밤 11시를 기해 국가의 본질적 기능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붕괴시키려는 반국가세력에 맞서 결연한 구국의 의지로 비상계엄 선포했다”며 “그러나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가 있어 계엄 사무에 투입된 군을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계엄령은 쿠데타와 내전, 반란, 전쟁, 폭동, 국가적 재난 등 비상상태로 인해 국가의 일상적인 치안과 사법권 유지가 불가하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과 같은 국가 원수 또는 행정부 수반이 입법부 동의를 받고 군을 동원해 치안 및 사법권을 유지하는 조치다.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선포하되 지체없이 국회에 통고해야 하며,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그 해제를 요구 시 이를 해제한다.

전날 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직후 X(구 트위터) 등 온라인상에는 이번 사태가 ‘2024년판 서울의 봄’이란 반응이 쏟아졌다. X 실시간 검색어 트렌드 키워드에는 ‘계엄령’ ‘계엄령 해제’ ‘대통령 탄핵’ 등과 함께 ‘서울의 봄’이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22일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1979년 12월 12일 발생한 12.12 군사반란 실화를 모티브로 영화적으로 각색해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11월이 극장의 대표적 비성수기로 꼽히는 시기였음에도, ‘서울의 봄’은 입소문과 N차 관람을 통해 1312만 관객들을 극장에 동원했고, 극 중 반란을 기획한 전두광, 반란을 저지하려 한 이태신 역할을 맡은 황정민, 정우성 등 배우들의 열연이 찬사를 받았다. 지난달 29일 열린 제4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선 ‘서울의 봄’이 최고 영예인 작품상과 함께 남우주연상(황정민) 등 4관왕을 휩쓸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날 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 헬기 여러 대와 탱크, 군인들이 진입한 사진 및 영상 등을 공유하며 “‘서울의 봄’ 생각난다”, “‘서울의 봄’ 장면도 똑같았던 것 같은데” 등 반응을 보였다.

독일 유학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4일 0시 11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또 다시 서울의 봄 비극이 되풀이 돼선 안 된다. 역사를 되돌릴 수는 없다”며 귀국 의사를 전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더 이상 그렇게 만만한 나라가 아니다. 국민들이 지켜주셔야 한다”고 비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역시 “1980년 ‘서울의 봄’ 군부가 저질렀던 상황이 21세기에 재현됐다”고 표현하며 비상계엄령 선포를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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