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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발렌카, 한국계 페굴라 꺾고 US오픈 테니스 첫 정상

주미희 기자I 2024.09.08 11:39:16

사발렌카, 개인 통산 3번째 그랜드슬램 ‘제패’
“US오픈 우승 트로피 항상 꿈꿨다…나 자랑스러워”
‘억만장자 딸’ 페굴라, 15년 만의 결승서 ‘고배’

아리나 사발렌카가 8일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결승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꽉 껴안으며 기뻐하고 있다.(사진=AP/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아리나 사발렌카(2위·벨라루스)가 한국계인 제시카 페굴라(6위·미국)를 꺾고 US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7500만달러·약 1000억원) 여자 단식을 제패했다.

사발렌카는 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13일째 여자 단식 결승에서 페굴라를 2-0(7-5 7-5)으로 압도했다.

이로써 사발렌카는 올해 호주오픈 우승에 이어 개인 통산 3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했다. 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서 코코 고프(미국)에 져 준우승했던 아쉬움을 씻었고, 우승 상금 360만달러(약 48억 2000만원)도 받았다.

아울러 현역 선수 가운데 메이저 단식 최다 우승 4위(3회)에 올랐다. 현역 최다는 7번 우승한 비너스 윌리엄스(미국), 5회의 이가 시비옹테크(1위·폴란드), 4회의 오사카 나오미(88위·일본)가 뒤를 잇는다.

특히 사발렌카는 2023년과 올해 하드코트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US오픈에서 27승 1패를 기록하는 절대적인 강세를 보였다. 유일한 1패는 지난해 US오픈 결승에서 고프에게 당한 것이었다.

사발렌카는 큰 신장(182cm)과 강력한 힘을 앞세워 페굴라를 압박했다. 서브 에이스 6-4, 두 번째 서브로 득점한 비율(42%-21%), 네트 플레이 득점(18-5)에서 페굴라를 앞섰다. 공격 성공(40-17)도 크게 우세했다.

사발렌카는 1세트 게임 스코어 5-2로 앞서다가 5-5로 따라 잡혔고,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도 브레이크 포인트를 허용했다. 4번의 듀스 접전 끝에 서브 게임을 지켜 한숨을 돌린 사발렌카는 곧바로 다음 페굴라의 서브 게임을 똑같이 4번의 듀스 끝에 브레이크하며 1세트를 선취했다. 2세트도 비슷했다. 사발렌카가 3-0으로 먼저 달아났으나 곧바로 페굴라가 3-3으로 추격했고, 이번엔 5-3으로 분위기를 뒤집었다. 그러나 사발렌카가 연달아 페굴라의 서브 게임을 두 차례 브레이크해 2세트도 7-5로 승리했다.

페굴라의 마지막 샷이 라인 밖으로 나가자, 사발렌카는 그대로 코트에 드러누워 우승 기쁨을 만끽했다. 사발렌카는 “이 아름다운 우승 트로피를 갖는 날을 항상 꿈꿔왔다. 평소 이런 말을 잘 하지 않지만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며 감격스러워했다.

한국 태생 어머니를 둔 페굴라는 프로 데뷔 15년 만에 처음 그랜드슬램 대회 결승에 올랐지만, 고배를 마셨다. 페굴라의 어머니 킴 페굴라는 1974년 서울에서 미국으로 입양됐다. 페굴라의 아버지 테리와 어머니 킴은 세계적인 갑부로도 유명하다. 이들은 미국에서 천연가스, 부동산,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며 현재 미국프로풋볼(NFL)과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버펄로 팀의 구단주다. 순자산이 70억달러(약 9조 3000억원)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페굴라는 “사발렌카를 상대로 한 세트라도 따내려고 했지만 워낙 힘이 좋은 선수라 쉽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왼쪽부터) 준우승한 제시카 페굴라와 우승을 차지한 아리나 사발렌카가 8일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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