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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주장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이 1기 못지않은 ‘어펜져스’ 2기의 성공을 자신했다.
그동안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구본길, 오상욱(28·대전광역시청), 김정환(41·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30·화성시청)로 구성돼 굵직한 성과를 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20 도쿄 올림픽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에서 모두 금메달을 휩쓸며 전성기를 열었다. 실력에 외모, 입담까지 갖춰 각종 방송에서도 매력을 뽐내며 인기 히어로 영화 ‘어벤져스’에 빗댄 ‘어펜져스’라고 불렸다.
영화 ‘어벤져스’가 시리즈물을 내놓은 것처럼 ‘어펜져스’도 변화의 앞에 섰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김준호가 태극마크를 반납했고 40대에 접어든 김정환은 올 시즌 국제대회 단체전에 출전하지 않았다.
대한펜싱협회는 선수들의 세계 랭킹과 코치 평가 점수를 합산해 올림픽 파견 선수를 추렸고 경기력 향상위원회와 이사회를 통해 ‘뉴 어펜져스’를 확정했다. 두 사람의 빈자리는 박상원(24·대전광역시청)과 도경동(25·국군체육부대)이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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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길은 “어펜져스를 향한 관심이 우리에게 더 시너지가 될 것”이라며 “사실 나조차 기대가 된다”라고 웃었다. 그는 “그만큼 준비도 더 열심히 했고 선수들 플레이 스타일이 전혀 다르기에 기대해 주셔도 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상욱 역시 “새로운 친구들이 들어오면서 팀에 패기를 불어넣고 우리도 그 힘을 받고 있다”라며 “파리 올림픽에서도 이전 못지않은 성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찬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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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구본길은 김정환이 수행했던 주장 역할에 혀를 내둘렀다. 그는 “(김) 정환이 형이 도쿄 대회 때 얼마나 힘들었는지 이제야 느끼고 있다”라며 “훈련도 훈련이지만 내가 무너지면 후배도 무너진다는 생각에 강한 정신력을 지니려고 한다”라고 리더의 책임감을 전했다.
3년 전 대표팀 막내에서 두 번째가 된 오상욱도 “형들을 따라가기만 하는 처지에서 이제 나를 따르는 후배들이 생겼다는 걸 느낀다”라며 “내가 (경기를) 잘 못했을 때 동생들에게 영향을 끼치기에 더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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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런던 올림픽에 처음 나섰던 구본길은 어느새 4번째 올림픽을 맞는다. 단체전과 달리 개인전 금메달이 없는 그는 “그동안 욕심을 부리기도 하고 내려놓기도 했는데 다 안 됐다”라면서 “내 장점은 실패를 통해 어떻게 뛰어야 할지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과를 보고 훈련해서 과정의 소중함을 몰랐는데 이번엔 준비하는 과정이 가장 행복했다”라고 아름다운 피날레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