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오스트리아 방송서 '탁구 게이트' 언급
"한국 문화에선 틀렸더라도 난 나이 많은 쪽이 옳다고 배웠다"
|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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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감독이 아시안컵 기간 불거졌던 선수단 충돌을 언급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2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의 세르부스TV 스포츠 토크쇼에 출연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발생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갈등을 언급했다. 이날 프로그램에서는 클린스만 감독과 함께 대표팀에서 함께 했던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코치도 함께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파리에서 뛰는 젊은 선수(이강인)가 토트넘 주장인 선배(손흥민)에게 무례한 말을 했다”라며 “그걸 마음에 담아둔 두 사람이 싸움을 벌였다”라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골됐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몇 명이 말리고 나서야 두 사람은 떨어졌다”라며 “다음 날도 대화했으나 모두 충격에 온전한 정신 상태가 아니었고 그때 더는 함께가 아니라고 느껴졌다”라고 와해한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2년간 한국어를 배워 약간의 단어를 읽을 순 있었으나 선수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은 알 수 없었다”라며 “한국 문화에서는 틀렸더라고 난 나이 많은 쪽이 항상 옳다는 걸 배웠다”라고 밝혔다.
| 이강인과 손흥민.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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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대표팀은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무기력하게 0-2로 패배하며 탈락했다. 64년 만에 우승 꿈도 물거품이 됐다. 그럼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4강이 지난 15년간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었다며 “한국 문화에선 누군가 책임져야 했고 선수들은 다음 대회가 있기에 지도자 차례였다”라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주장과 달리 한국은 9년 전인 2015년 호주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근무 태도 논란이 일었던 클린스만 감독은 “1년 중 하루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라며 “한국에서의 1년은 경험과 배움에 있어서 환상적이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한국이 월드컵 8강을 뛰어넘는 실력을 갖췄기에 계속 나아가고 싶었다”라고 아쉬움도 내비쳤다.
앞서 클린스만 감독 이끌었던 축구 대표팀은 지난 2월 막을 내린 아시안컵에서 우승에 도전했으나 4강에서 탈락했다. 특히 요르단전을 하루 앞둔 날 손흥민과 이강인이 충돌한, 이른바 ‘탁구 게이트’ 논란이 알려지며 충격에 휩싸였다.
| 영국에서 만난 손흥민과 이강인. 사진=손흥민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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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강인이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손흥민에게 직접 사과했고 손흥민도 이강인을 감싸며 일단락했다. 손흥민은 지난 3월 A매치 태국전을 앞두고 “사과에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라며 “누구나 실수하고 그 실수를 통해 배운다”라며 다시 한번 이강인을 감쌌다.
이강인도 “모든 분의 쓴소리가 저에게 큰 도움이 됐고 반성하는 시간이었다”라며 “앞으로 좋은 축구선수뿐만 아니라 더 좋은 사람 또 팀에 더 도움이 되고 모범적인 사람이 되게 노력하겠다”라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 이강인.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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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이 끝난 직후 경질됐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대표팀 경쟁력을 끌어내는 경기 운영, 선수단 관리, 근무 태도 등에서 기대하는 지도 능력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경질 배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