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달라진 골프산업]1년 내내 꽉 찬 골프장..회원권 가격도 크게 올라

주영로 기자I 2020.12.14 06:00:00
국내 골프장에서 라운드 하는 골퍼들.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국내 골프장 업계가 2020년 호황을 누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침체를 겪은 산업 분야가 적지 않지만 골프장은 달랐다. ‘코로나 특수’ ‘단군 이래 최악의 예약 전쟁’이라는 표현이 올해 골프장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골프장업계는 올 한해 내장객이 최대 4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4024만명보다 10% 이상 늘어나는 수치다. 내년엔 더 늘어나 사상 처음 5000만명 시대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수도권은 물론 제주지역까지 부킹난이 이어졌다. 특히 코로나19로 골프를 치기 위해 해외로 나가던 골퍼들의 발이 묶이면서 대부분의 골프장들이 12월 초까지 예약이 꽉 찰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올해 수도권 골프장의 예약률은 평균 5% 정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수치상으로는 큰 폭의 증가세는 아니다. 그러나 골프장 예약이 한정돼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예약률 상승은 눈여겨볼 가장 큰 변화다.

수도권 의 골프장 관계자는 “지난해 연간 평균 예약률은 90%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95%까지 높아질 것 같다”며 “해외 골프여행을 가지 못한 골퍼들이 몰린 데다 11월까지 포근한 날씨가 이어져 예약률이 높게 나왔다”고 분석했다.

인터넷 골프예약업체 XGOLF의 예약 상황도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해 높아진 인기를 대변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이 사이트를 통해 진행된 예약 건수는 총 39만6962건이었다. 올해는 41만1926건으로 약 3.77% 늘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해 실내 활동이 줄어드는 대신 야외 활동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골프업계가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이유로 꼽힌다. 실내에서 즐기는 스포츠보다 안전하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골프인구가 늘었고, 그 덕분에 2000년대 초반 불었던 ‘골프 열풍’이 다시 시작됐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골프장업계도 긴장을 늦추지는 못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골프장 예약률 변화가 컸다. 1.5단계 이하로 떨어지면 예약률이 높아졌고, 반대로 2단계 이상으로 강화되면 예약률이 크게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을 시작한 2월엔 경북과 경남 지역 골프장이 역풍을 맞아 예약 취소가 많았다. 그러나 3월부터 예약률이 증가했고, 6월까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골프장 업계의 호황이 이어졌다. 하지만 9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다시 주춤했고, 2.5단계가 된 12월 현재도 비슷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골프장 관계자는 “11월 넷째 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되면서 예약 취소율이 높아졌다”며 “12월 예약 취소율은 20% 정도로 늘었고, 2.5단계 시행 이후부터는 증가폭은 더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예약 취소율이 높아지는 것도 올해 크게 달라진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XGOLF의 예약률 현황도 1월부터 5월까지는 증가세를 보이다 6월과 7월엔 7.99%와 4.69% 감소했다. 또 10월과 11월에도 10.93%와 6.87%씩 떨어졌다. 추석 연휴 등의 영향도 있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거리두기 강화가 예약률에 미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골프장 예약 증가는 회원권 시세에도 영향을 미쳤다. 거의 모든 골프장의 회원권 가격이 올랐다.

골프장업계는 최근 몇 년 사이 일부 골프장이 영업실적 악화로 경영난에 빠지는 등 위험신호가 감지됐다. 경영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부 회원제 골프장이 수익성 좋은 대중제로 전환하는 사례도 늘었다. 그 때문에 회원권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았고, 투자 가치도 하락했다. 그러나 올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동아회원권거래소가 올해 96개 골프장의 회원권 시세 변화를 분석한 결과 가격이 하락한 회원권은 4개뿐이었다. 92개 골프장의 회원권 가격이 올랐고, 50% 이상 급등한 골프장도 10곳이 넘었다.

금강CC 일반 회원권은 올해 1월 1일 기준 4600만원에서 12월 9일 기준 8600만원으로 4000만원이나 상승했다. 86.96% 올라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이어 지산CC가 1억1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81.82%, 비전힐스CC 5억원에서 8억8000만원(76%), 남촌CC 7억원에서 12억2200만원(74.29%), 한림광릉CC 3000만원에서 5200만원(73.33%) 순이었다.

박천주 동아회원권 팀장은 “올해 계속된 예약난으로 비교적 예약이 잘되는 소수 회원제 골프장을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해외 골프여행 제한과 회원권 매입 수요가 젊은 층으로 확산하면서 가격 상승이 꾸준하게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내년 골프회원권 시장은 전체적으로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처럼 회원권 시세가 급등하지는 않겠으나 제한적인 매물과 누적된 매수 주문으로 보합과 강보합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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