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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남주는 24일 종방한 JTBC 드라마 ‘미스티’ 출연 전과 후의 차이를 이 같이 설명했다. 자신을 보고 ‘김남주’가 아닌 극중 캐릭터였던 ‘고혜란’이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을 때 너무 좋다. 그 반응은 드라마가 성공적이었고 김남주의 고혜란 변신은 완벽에 가까웠다는 것을 대변했다.
3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남주는 “고혜란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으셔서 아직 고혜란으로 살고 있다”며 “고혜란을 떠나보낼 준비가 전혀 안돼있다. ‘미스티’의 화제성과 웰메이드 작품이라는 평가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얼굴에는 만족스러움이 가득했다. 그러면서도 남편과 두 자녀 이야기를 하며 수다(?)를 멈추지 않았다. 어느 새 일상으로 조금씩 돌아오는 모습이었다.
2012년 KBS2 주말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 이후 6년 만의 연기, 로맨틱 코미디와 가족극에서 미스터리 격정 멜로라는 장르물 도전을 통한 변신이었음에도 결과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 지난 2009년 방송한 드라마 ‘내조의 여왕’에서 연기한 억척스러운 아줌마 캐릭터 천지애가 실제 자신과 비슷하다고 말하는 김남주에게 대한민국 최고 앵커 자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고혜란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김남주는 “고혜란은 오랜 운동으로 단련된 탄탄한 몸매, 모든 면에서 완벽함을 추구하는 인물로 설정돼 있었다”며 “부담스러웠지만 욕심이 났다”고 설명했다.
딸 라희의 놀림(?)이 하나의 자극이 됐다. 과거 가족여행을 갔을 때 엄마를 보고 “항아리 배”라고 놀렸던 딸이다. ‘미스티’ 출연을 결정하고 운동을 시작, 촬영 초반 2주간 강행군을 한 엄마에게 “배 어디 갔어?”라고 물었다. 성공적인 변신을 예감케 한 에피소드다. 김남주는 “라희가 놀린 건 잊을 수가 없다”며 “나도 언젠가는 빼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유지하는 게 관건인데 그 새 2kg을 회복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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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로서 짧지 않은 공백이었다. ‘넝쿨째 들어온 당신’이 45%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초대박을 냈으니 그 사이 출연 제의도 적지 않았다. 그래도 조급함은 없었다. 김남주는 “그 사이 대박이 난 작품들도 있고 잘 나가는 여배우들도 많았다”면서도 “나는 아이들이 있어서 괜찮았다. 아이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6년이 지난 줄도 몰랐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이득이 됐다. 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긴 작품이 ‘미스티’였다. 조급함이 있었다면 ‘미스티’를 만나지 못했을 거라고 했다. 오랜만에 재개한 연기로 딸과 아들 찬희에게 ‘엄마가 일도 멋지게 한다’는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더욱 만족스럽다.
“라희가 중학교 1학년, 찬희가 초등학교 4학년이에요. 엄마가 일 하는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는 게 지금일 거라고 생각을 해요. 좋은 기억을 심어주게 된 아주 중요한 작품이죠.”
또 다시 얼마나 공백을 가질지 걱정하는 팬들이 적지 않다. 올해 48세다. 김남주는 얼마 남지 않은 50세 전까지 한 작품을 더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김남주는 “그래도 이번 ‘미스티’를 선택한 것처럼 아무 작품이나 고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