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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에서 이어) 방송에선 줄곧 구혜선의 창의적인 요리가 소개됐다. 익숙하지 않은 조합이 종종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 PD는 “다 맛있었다”고 강조했다. 구혜선이 주어진 재료를 이용한 ‘생활형 요리’를 주로 선보인다면, 안재현의 요리는 정석에 가깝다. 이 PD는 “안재현의 요리는 맛있다. 익숙한 맛이다. 반면 구혜선의 요리는 처음 보는 맛이다. 신기하면서 맛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억에 남는 구혜선의 ‘창의요리’로 양파전을 언급했다.
‘신혼일기’가 끝난 후 두 부부는 어떤 반응을 보여줬을까. 이 PD에 따르면 두 사람의 반응은 시청자 반응과 엇갈렸다고. 2화가 대표적이다. 가사에 따른 고충을 털어놓는 구혜선에게 안재현은 “결혼 생활이 최악이었느냐”고 물었고, 구혜선은 안재현에게 차분한 어조로 차근차근 설명했다. 성숙한 ‘어른 여자’라는 시청자 반응이 이어졌지만 구혜선은 조심스러워 했다.
“‘제가 저렇게 말했어요?’라고 구혜선 씨가 말하더라고요. 아무래도 부부 사이이다 보니까 대중의 반응 보다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자칫 상대방에게 부정적인 느낌을 주면 어떻게 하나 고민하는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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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안주·군밤·순대·망고·쌈. 여섯 마리 반려동물은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 2주 동안 함께 생활하면서 제작진과도 정이 많이 들었다. 특히 군밤과 순대는 초반에는 제작진을 향해 수시로 짖었다. 어느 순간 그리운 존재가 된다. 이 PD는 “출연진 보다 더 보고 싶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공들여 준비한 ‘신혼일기’는 6부작으로 마무리됐다. 그는 “원래 5회 분량으로 기획했다”면서 “‘삼시세끼’ 블랙라벨 같은 느낌으로 준비했다. 양 보단 질에 주력하기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예능프로그램으론 드물게 자체 OST를 제작하고, 영화 촬영 장비를 동원해 인제의 비경을 화면에 담았다. (인터뷰③로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