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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10주년]예능계 어벤져스, 태호코믹스의 사람들

강민정 기자I 2015.04.23 06:59:00
‘무한도전’, 10주년을 맞는다. 김태호 PD와 멤버들의 성장 덕이다.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영화계에 ‘어벤져스’가 있다면 예능계엔 ‘무한도전’이 있다. 마블코믹스가 전 세계 영화 팬을 쥐락펴락하는 액션 히어로물의 창고라면, ‘시청자 팬덤’을 울고 웃게 한 특집 공작소는 ‘태호코믹스’다.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예능은 ‘에이지 오브 무한도전’이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 5명은 ‘무한도전’의 10년을 이끈 ‘영웅’으로 불린다. 김태호 PD가 만든 이른바 태호코믹스(TaehoComics)가 보여준 성장을 돌아봤다.

10년 전 유재석, 그리고 지금.
△유재석-뒤바뀐 강산 비웃는 리더의 품격

10년은 강산도 바뀐다. 유재석은 변함이 없다. ‘무모한도전’, ‘무리한도전’을 거쳐 ‘무한도전’에 이르기까지 유재석이 보여준 리더십은 한결 같았다. 게스트에겐 한없는 배려를 베풀었다. 자기관리에도 빈틈이 없었다. 멤버, 제작진과 소통하려는 집념도 유재석을 ‘무한도전’의 10년 리더로 만든 배경이다. 프로그램의 발전을 위해, 멤버들의 화합을 위해 애썼다. ‘무한도전’을 떠나 연예계 곳곳에서 ‘유재석 미담’이 쉴 새 없이 전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0년 전 박명수, 그리고 지금.
△박명수-1인자를 꿈꾸던 만년 2인자

1인자 유재석의 자리를 넘보는 만년 2인자였다. 박명수는 극한 이기주의를 콘셉트로 한 ‘무한도전’에서 ‘나 살면 그만’이라는 가치관을 확실히 했다. 웃음을 위해선 아낌 없이 희생했다. 덕분에 팬들이 정리한 그의 별명은 2013년 4월 기준으로 294개에 달했다. 박명수의 성장을 이끌어 낸 중심엔 스포츠와 음악이 있었다. 봅슬레이, 조정 등 장기 프로젝트에서 박명수의 ‘맏형 존재감’이 발휘됐다. 각종 가요제를 비롯해 ‘어떤가요’ 특집은 작곡과 프로듀싱, DJ에 꿈을 키워 온 박명수의 자아실현과도 같았다.

10년 전 정준하, 그리고 지금.
△정준하-편 가르길 좋아했던 식신

정준하는 사랑이 고픈 ‘뚱뚱보’였다. 먹을 때 만이 존재감을 발휘하며 ‘식신’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정준하는 잘 삐치는 성격 탓에 ‘소심의 아이콘’이 되기도 했다. 2012년 ‘니모’와의 결혼은 정준하에게 터닝포인트가 됐다. ‘동생’인 하하와 정형돈, 노홍철, 길을 챙기는 사려 깊은 형이 됐다. 톰과 제리처럼 다투던 박명수와도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된 관계의 발전을 이끌어냈다. ‘뚱뚱보’에서 ‘동네 바보 형’, ‘식신’, ‘전자 두뇌’에 이어 ‘정 많은 형’까지. 정준하는 누구보다 긴 성장기를 쓴 멤버였다.

10년 전 정형돈, 그리고 지금.
△정형돈-안 웃겼던 뚱보 개그맨

‘뚱뚱보’ 정준하의 그늘에서 ‘뚱보’로 4년을 지냈다. 그는 안 웃긴 개그맨이었다. 2010년 하하가 공익 근무로 자리를 비운 사이 정형돈의 존재감이 빛을 냈다. 그해 연말정산 특집에서 ‘베스트 멤버’로 뽑혔다. ‘미친 존재감 개화동 오렌지족’이란 캐릭터는 지금의 정형돈을 있게 했다. 발차기 하나로 박명수와 정준하를 제압한 ‘족발당수’, 일본 도쿄 시내 한복판에서 못난 춤사위를 벌인 ‘진상’은 정형돈에게 ‘무한도전’에 맞는 색을 입혔다. 정재형이란 짝꿍을 만나고, 지드래곤을 공격할 수 있는 배짱을 키운 2011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를 기점으로 그는 ‘무한도전’ 핵심 동력이 됐다.

10년 전 하하, 그리고 지금.
△하하-귀여운 척 하던 상꼬맹이

‘단신’이라 불리며 귀여운 캐릭터를 도맡았다. 엄마 ‘융드옥정’과 함께 ‘가족 시너지’를 낸 하하는 감초 역할도 톡톡히 했다. 2010년 3월 소집해제 후 ‘무한도전’에 복귀했을 때는 위기였다. 급변하는 예능판도에서 감(感)을 찾지 못했다. 스스로 자신감을 잃은 모습을 보여 팬들을 안타깝게 만들기도 했다. 2012년은 성장이 증폭된 해였다. 이 시기 하하는 가수 별과 결혼을 했다. 가장이 된 하하는 ‘인생 선배’인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과 공유하는 생각이 깊어졌다. 때론 얄밉고, 철없는 모습으로 ‘귀여운 밉상’이라 불렸지만 이젠 시청자의 사연에 공감하고 눈시울을 붉힐 줄 아는 어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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