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2012 상반기 K팝, 부익부빈익빈 그림자

조우영 기자I 2012.07.13 09:43:25
카라·소녀시대·동방신기(사진=SM엔터테인먼트·DSP미디어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소녀시대·카라·동방신기의 위용이 여전했다. 여기에 빅뱅·2PM·김현중·씨엔블루 등 K팝 스타가 가세했다. 이들은 일본 음악시장에서 올해 상반기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벌인 K팝 스타다. 이는 이데일리 스타in이 일본 오리콘차트 2012년 상반기 성과를 분석한 결과다.

소녀시대의 ‘걸스 제네레이션’은 올해 20여 만장을 추가로 팔아치웠다. 오리콘 상반기 결산 차트 앨범 부문 11위의 기록이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일본투어 실황 DVD도 14만 장의 판매고를 올려 DVD 부문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소속사 슈퍼주니어와 동방신기 역시 싱글 부문에서 ‘오페라’와 ‘스틸’로 각각 18, 23위에 랭크됐다. 카라는 ‘스피드 업/걸스 파워’로 앨범 부문 25위, ‘슈퍼걸’로 싱글부문 7위, ‘베스트 클립2&쇼’로 DVD 부문 9위를 차지했다.

이들은 오리콘 차트 토탈 세일즈 부문(싱글+앨범+DVD+블루레이)에서 각각 20억여 엔(한화 284억원·추정치) 남짓한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합하면 500여 억원을 넘어서 지난해 매출액에 근접한 수치다.

아쉬움도 있다. 올해 상반기 일본 음악 시장에서 ‘대형 사고’를 친 K팝을 찾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카라·소녀시대·동방신기 등 K팝 스타의 음반 판매량은 여전했지만 모두 지난해 발표한 앨범을 토대로 이뤄졌다. 가격이 비싼 DVD 등의 매출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한 가요 기획자는 “지난해 카라·소녀시대가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K팝 열풍을 주도했다”면서 “하지만 이들이 상반기 새 앨범을 발표하지 않은 사이 다른 K팝 스타의 전체 음반 판매량이 지난해 기록을 넘어서지 못한 건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라고 평했다.

실제로 일본 전체 시장으로 봤을 때 K팝 스타의 성적은 주춤한 모양새다. 동방신기가 지난해 4위를 기록한 28만장 판매 기록은 올해로 치면 11위 정도에 머문다. K팝 스타들의 싱글 판매량이 일본 가수들에 비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분석은 또다른 통계 결과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일본 최대 벨소리 차트 레코초크 서비스 상반기 ‘톱25’에 K팝 스타의 곡이 무려 6개나 있었다. 올해에는 단 한 곡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노래가 빅뱅의 ‘판타스틱 베이비’(42위), 그 뒤를 이은 노래는 카라의 ‘속도’(45위)다. 몸에 친숙한 휴대전화 단말기를 통해 일본 현지인들의 실생활에 파고든 노래가 없던 셈이다.

지난해 K팝 스타들의 일본 내 성적은 244억엔(한화 349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치였다. 카라·소녀시대가 그 선봉에 있었다. 소녀시대의 앨범 ‘걸스 제너레이션’은 지난해 총 29억여 엔(한화 412억원)을, 카라는 ‘슈퍼걸’로 총 20억여 엔(한화 284억원)을 거둬들였다. 미국·프랑스 등 K팝 불모지에서의 활약도 눈에 띄게 증가해 가히 ‘열풍’이라 할 만했다.

K팝 열풍이 2012년 하반기에도 이어져 지난해의 역대 최고 매출액 수치를 갈아치울지는 미지수다. 올해 상반기에는 K팝 스타 중 확실히 입지를 다진 몇몇 선두 주자가 아니라면 괄목할만한 성적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투애니원(2NE1)·티아라·시크릿·애프터스쿨·레인보우·유키스 등 후발 주자들의 일본 오리콘 차트 안의 판매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성시권 대중음악평론가는 “일본 음악 시장의 유행 주기는 3년으로 보는데, K팝 열풍이 분 지 올해가 3년째를 맞는다”며 “뒤늦게 관심을 가진 충성도가 약한 팬덤은 올해 하반기부터 빠져나가는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일본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큰 상황에서 국내 기반조차 갖추지 못한 가수들이 마구잡이식 진출하는 것은 K팝에 대한 피로도를 높여 유통기한만 줄어들게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거품’이 꺼졌다는 의미는 아직 아니라고 분석했다. 오히려 K팝이 ‘일상’에 가까워진 단계로 해석했다. 앞으로 K팝은 상승곡선을 벗어나 올랐다 내렸다는 반복하는 흐름을 타게 된다는 것. 그 흐름을 지속하는 건 신선한 노래, 팬을 향한 프로모션 등이 전략으로 제시되고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