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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4`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찾았다가 서울의 한 극장에 반해 이후 일정을 조정했다. 가로 31.38m, 세로 13.0m. 난생처음 보는 초대형 스크린에 놀란 그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20여 분간 자신의 영화를 관람했다. 이 상영관은 영등포에 있는 CGV 스타리움관으로 기네스에도 오른 세계 최대 스크린이다.
올초 서울의 한 극장에서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특별공연`을 관람한 회사원 A씨는 영화 관람 후 자신도 모르게 일어서서 기립박수를 쳤다. 3D로 보고, 입체 서라운드로 듣고. 인터미션까지 주어졌다. "3시간 동안 실제 공연장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그는 이후 같은 영화를 두 번이나 더 관람했다.
친구를 만나고, 연인과 데이트를 하고, 가족끼리 주말 나들이를 할 때 사람들은 쉽게 `영화`를 떠올린다. 그리고는 적당한 영화를 고르는데 이 과정에서 극장은 `아무 데나 가까운데`로 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현명한 소비자는 다르다. 쇼핑 시설 등 주변 환경까지 따져 극장을 정하고, 상영관도 영화의 내용에 맞게 선택한다.
화각이 넓고 화질이 뛰어난 아이맥스(IMAX) 카메라로 촬영된 `미션 임파서블4`는 아이맥스관에서 영화를 본 관람객 사이 특히 만족도가 높았다. `오페라의 유령` `모차르트 오페라 락` 등 영상 뮤지컬은 스피커가 스크린 후방, 벽면에 천장까지 설치된 입체사운드관에서 보면 묘미가 산다.
최근 극장가를 강타한 `어벤져스`는 3D 안경을 쓰고 온몸으로 체험하며 관람하는 4D로 볼 때 쾌감이 극에 달한다. 아이언맨이 하늘 위로 솟아오를 때 발밑에서 바람이 불어오고, 토르가 번개를 불러모을 때 극장 벽면에서 불빛이 번쩍인다. 의자가 흔들리고 물이 튀고 향기가 나는 4D는 놀이공원 내 영화관에서 흔히 사용되던 것을 한국이 가장 먼저 일반 극장에 도입한 상영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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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데이트에 나선 연인을 위한 맞춤형 좌석도 있다. 높은 등받이와 칸막이로 둘 만의 오붓한 데이트가 가능하다. 맛있는 식사에 와인까지 곁들이며 누워서 영화를 보는 프리미엄 영화관도 인기다.
대중적이지는 않아도 깊이가 있는, 작지만 잘 만들어진 예술 영화를 보길 원한다면 CGV `무비꼴라쥬`, 롯데시네마 `아르떼` 등 전용관을 찾으면 된다.
영화 관계자들은 "한국처럼 극장의 플랫폼이 다양한 나라도 드물다"고 말한다.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CGV는 연인들을 위한 스윗박스, 파티가 가능한 더 프라이빗 씨네마 등 특화관의 종류가 무려 13가지나 된다. 롯데시네마도 사운드를 보강한 `13.1채널관` `Auro 3D관` 등 5종의 특수관을 운영 중이다.
최근 극장의 진화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상영 방식을 다양화한 기술적인 진화이고 두 번째는 맞춤형, 고품격을 지향하는 라이프 스타일적인 변화다. 최근 극장은 영화를 `제대로` 보고 듣고 즐기는 것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보다 편안하게, 재미있게, 다양하게 즐길 거리를 마련해 놓고 관객을 손짓한다.
극장에 갈 때 소프트웨어만 따졌다면, 이젠 하드웨어까지 꼼꼼히 살펴야 할 때다. 같은 영화라도 재미와 감동의 크기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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