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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이란과의 8강전을 합쳐 240분간 혈투를 벌였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준 우리 선수들에게 감사한다."
한국축구대표팀 사령탑 조광래 감독이 '숙적' 일본과의 아시안컵 4강전에서 분패한 것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조 감독은 26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소재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끝난 일본과의 아시안컵 4강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 선수들이 8강전과 4강전을 거치며 240분간 혈투를 벌였다"면서 "체력적으로 힘든 가운데서도 승부차기까지 경기를 끌고 간 선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날 조광래호는 일본을 맞아 전후반을 1-1로 마친 뒤 연장전에서 한 골씩을 추가해 2-2로 120분간의 혈투를 무승부로 마무리했다. 이어 열린 승부차기서 구자철(제주유나이티드), 이용래(수원삼성), 홍정호(제주유나이티드) 등 키커 세 명이 잇달아 실축하는 최악의 상황을 겪으며 0-3으로 패했다.
이로써 51년만의 우승에 도전장을 낸 조광래호의 행보는 4강에서 막을 내렸고, 호주-우즈베키스탄전 승자와 3위 자리를 놓고 마지막 승부를 벌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번 대회서 3위 이내에 들 경우 오는 2015년에 열리는 차기 대회 본선에 직행할 수 있다.
조광래 감독은 "패색이 짙던 연장 후반 막판에 동점골을 뽑아내는 우리 선수들의 정열에 박수를 보낸다"며 제자들을 감싼 뒤 "어린 선수들이 값진 경험을 쌓은 것 또한 소득"이라 덧붙였다.
연장전반8분께 페널티킥 후속 상황에서 한 골을 내준 데 대해 "심판의 판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인 그는 "심판도 사람이지만, 판정 결과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고 했다.
당시 주심은 돌파를 시도하다 파울을 당해 넘어진 일본 공격수 오카자키의 위치가 아크서클 부근이라 판단해 프리킥을 지시했으나, 부심의 견해를 청취한 뒤 페널티킥으로 판정을 번복했다. 키커로 나선 일본 공격수 혼다 케이스케의 슈팅은 정성룡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혔으나 후속 상황에서 호소가이 하지메가 쇄도하며 리턴 슈팅해 한국에게 추가 실점을 안겼다.
조광래 감독은 "아시아 무대에서 유독 판정과 관련해 아쉬운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면서 "거듭된 오심이 아시아 축구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승부차기 키커를 젊고 경험이 부족한 선수 위주로 구성한 것에 대해서는 "연습과정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앞서 실시한 연습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들 위주로 키커 순번을 결정한 것"이라 언급한 그는 "체력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다보니 실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일본에 분패하며 아시안컵 결승 진출에 실패한 우리 대표팀은 호주-우즈베키스탄전 패자와 3위 자리를 놓고 마지막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