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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양승준 기자] `국민약골 종결자`가 등장했다. 두꺼운 겨울 이불에서 빠져나오는 일은 그에게 목숨을 건 도전이다. 다른 사람이 던져준 땅콩을 입으로 받아먹다 앞니도 부러졌다.
위험한 세상에 살아남기 위해 운동은 필수. 하지만 역기와 아령은 그에게 있어선 `무기`다. 그의 운동기구는 줄자와 부채면 충분하다. 필요한 근력은 여자친구 핸드백을 10초 이상 들어주는 힘이면 O.K. `국민약골` 이윤석이 아닌 `간꽁치` 얘기다.
◇ 이윤석도 `간꽁치` 응원.."`국민약골` 되기 위해 다이어트중"
`간고등어 코치`의 허약한 헬스트레이너 버전인 `간꽁치`의 주인공은 신인 개그맨 신종령(28)이다. 그는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초고속으로 성장했다. 지난 11월28일 첫 방송을 타 9일부터는 `왕비호`를 대신해 `개그콘서트-봉숭아학당` 엔딩 코너까지 꿰찼다.
"윤형빈 선배님이 너무 오랫동안 잘해줘서 부담이 컸어요. `봉숭아학당` 엔딩은 `왕비호`라는 인식이 강했잖아요. 경험이 많지 않아 상황 대처 능력도 부족한 데 엔딩을 맡겨 주시니 제작진에 감사할 따름이죠."
`간꽁치`의 등장은 신선했다. 과도한 `몸짱 열풍`의 반작용으로 시기적절했다는 평이다. `찌질남`이란 유머코드를 잘 버무린 것도 강점이었다. `원조 약골` 이윤석도 `간꽁치`의 등장을 반겼다.
"이윤석 선배님이 `개그콘서트`에 오셨을 때 무대 뒤에서 약골 캐릭터 잘 보고 있다고 등을 토닥여주셨어요. `우리 같은 약골 캐릭터가 잘 되야 한다`면서요.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하지만 신종령은 진정한 `약골`이 되기 위해 다이어트 중이다. 이경규가 "윤석이 정도로는 말라야지"라고 했던 말도 자극이 됐다. 현재 180cm에 60kg인 그는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우유와 시리얼로 식단을 조절하고 있다. 고기도 안 먹는다.
"보기에는 왜소해 보여도 하체가 튼튼해서 그리 적게 나가는 체중은 아니에요. 그래도 코너 끝나고 캐릭터를 잘 못 살렸다는 후회는 하지 않으려고 다이어트를 결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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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그 잘못 배웠다"는 소리에 낙담도
몸은 허약해 보여도 의지는 강했다. 개그맨이 되기 위해 신종령은 2007년 무작정 서울땅을 밟았다. 2008년에는 다니던 대학(전남대 의류학과)도 자퇴했다. 한우물만 파기 위해서다. 그리고 같은 해 대학로에 있는 개그극장 갈갈이홀에 입단해 텔레마케팅·맥주집·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개그맨의 꿈을 키웠다. 앞만 보고 달리느라 상경해서는 여자친구도 한 번 사귀지 못했단다.
"옷을 좋아해 제대 후 의류학과로 편입했지만 개그맨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어요. 그냥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기도 싫었고요. `한 번 뿐인 인생인데 내가 하고 싶은 거 하자`는 생각에 뒤늦게 용단을 내렸죠"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신종령의 개그맨을 향한 열정은 뜨거웠지만, 주위 반응은 냉담했다. 낯가림도 심하고 숫기도 없어 극단에서 신종령은 `재미없는 친구`로 불렸다.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한 개그맨에게서는 "형은 개그를 잘못 배운 것 같다"라는 쓴소리도 들었다. 그때 신종령의 숨겨진 재능을 본 사람이 변기수였다.
"극단에서 공연하는 사람들 꿈은 주말 무대에 서는 거예요. 관객들이 많이 오니 호응의 정도가 다르거든요. 그런데 변기수 선배님이 절 주말 무대에 추천해줬고 그 때 공연을 하며 자신감을 얻었죠. 자신감이 생기니 개그도 훨씬 자연스러워졌구요."
`까도남` 송영길(26)과의 만남은 성장의 발판이 됐다. 2009년 갈갈이홀에서 송영길을 처음 만난 신종령은 창작 코너 `늦었어`를 함께 기획하며 개그를 `단련`했다. 반응이 좋아 같은 해 신인 개그맨 육성 프로그램인 2TV `개그스타`에서 5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주목도 받았다. 신종령은 바로 이 코너로 개그맨으로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그리고 2010년 KBS 25기 공개 개그맨에 합격, `개그콘서트`의 `엑스트라` 코너에서 `간꽁치`까지 탄탄대로를 걸었다.
하지만 신종령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순발력과 말 주변이 부족한 것 같다"며 자신의 단점도 들췄다. 그러면서 자신이 가야할 개그의 방향을 조심스레 털어놨다.
"어떤 선배가 제게 그러더군요. `널 보면 안상태 신인 때를 보는 것 같아`. 생각해보니 그런 것도 같아요. 느린 호흡이지만 상황을 느끼면서 가는 게요. 하지만 지금은 `국민 약골` 캐릭터로 자리잡는 게 먼저예요. 이윤석 선배님이 있으니 좀 더 노력해야죠."(웃음)
(사진=권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