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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1981년생인 차수연은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서른이다. 하지만 차수연의 필모그라피는 많지 않다. 데뷔가 늦었기 때문이다.
플루트를 연주하던 음대생에서 인생의 항로를 바꾼 것은 그녀가 스물 네살 무렵인 2004년이었다. 아르바이트 삼아 CF모델로 활동하던 차수연은 문득 연기자의 길을 생각해보게 된다. 음악도 좋았지만 음대생의 미래는 규격화되어 있어서다. 고민 끝에 진로를 바꿨다. 주변의 반대는 물론 심했다. 하지만 차수연은 오디션에 떨어지기를 반복하며 연기자의 길로 나갔다.
수십 번의 오디션 끝에 2004년 KBS드라마 ‘알게될거야’로 첫 브라운관 데뷔를 했다. 데뷔는 데뷔일 뿐 계속 배역이 주어지지 않았다. 차수연은 이 때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중 하나가 성형이었다. 권유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차수연은 병원에 가지 않았다. 다시 반복되는 오디션 생활이 시작됐다.
그래도 차수연은 지치지 않았다. 오랫동안 음악을 해오며 몸에 밴 근성이 스스로를 붙잡았다. 차수연은 “세상이 그렇게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고된 쓴 맛을 많이 봤습니다”고 그 시절을 회상했다.
어느 덧 이십대 중반이 넘어설 때 쯤 차수연은 다시 고민을 했다. 인지도가 없기 때문에 캐스팅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때 출연한 영화가 ‘꼴찌부터 일등까지 우리 반을 찾습니다’를 연출했던 황규덕 감독의 신작 저예산영화 ‘별빛 속으로’였다. 그 작품을 통해 차수연은 배우로서 더디 가는 법을 깨쳤다. 또한 현장에서 스태프들과 어울려 함께 영화를 만들어가는 법을 익혔다.
이후 차수연은 다양한 저예산영화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다진다. 전재홍 감독의 ‘아름답다’에서는 겁탈을 당하는 ‘은영’ 역으로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이 작품으로 베를린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았고 이승영 감독의 ‘여기부터 어딘가에’를 통해서는 방황하는 20대 여대생의 심리를 풀어냈다.
그런 와중에 차수연은 대중적으로 이름을 조금씩 알리기 시작했다. 2007년 MBC '개와 늑대의 시간'의 팜므파탈 샤오밍 역과 지난해 KBS 2TV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지오(현빈 분)의 옛 연인 연희 역으로 시청자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5월 개봉한 옴니버스 영화 ‘오감도’에서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나 여기 있어요’에서 시한부인생을 사는 여자주인공 혜림과 8월 개봉한 ‘요가학원’의 요가마스터 나니로 관객들을 만나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나이에 민감한 여배우들이기에 서른을 앞둔 상황에서 초초하지 않냐고 물었다. 또래의 다른 여배우들과 비교했을 때 아쉬운 점이 많을 것 같아서였다.
“가끔은 내 나이에 비해 해 놓은 것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배우가 작품의 개수로만 평가받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서른살 부터 배우는 시작인 것 같아요. 인생을 어느 정도 경험한 시기니까요.
사실 제가 다른 배우들처럼 학교에서 연기를 배우거나 어렸을 적부터 활동하지 않고 악기만 했기 때문에 연기에 대한 기반이 없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어떤 배역이든 두려워하지 않고 캐릭터만 보고 작품을 계속 골라왔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그럴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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