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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서 방출 브라질 용병, 獨 분데스리가서 득점왕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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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닷컴 기자I 2009.05.25 08:38:23
[경향닷컴 제공] K리그 출신 용병이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득점왕에 올랐다. VfL 볼프스부르크의 스트라이커 그라피테(30·브라질) 얘기다.

2003년 안양 LG(현 FC 서울)의 조광래 감독은 브라질 지역리그 산타크루스에서 1년간 임대료 25만달러(연봉 12만달러)에 바티스타를 영입했다. 지금 그는 ‘그라피테’란 애칭을 쓰지만 한국에서는 ‘바티스타’란 본명을 사용했다. 조 감독은 “바티스타를 처음 봤는데 큰 키(189㎝)에도 어찌나 빠른지 물건이란 생각에 서둘러 영입했다”고 회고했다. 조 감독은 그에게 등번호 10번을 줄 정도로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바티스타는 K리그 적응에 실패했다. 그는 전반기 9경기에 나서 슈팅 15개에 무득점, 옐로카드 4장이란 초라한 기록을 남겼다. 조 감독은 “K리그는 수비수들이 거칠고 빠른 반면 미드필더들의 패스는 나쁘다. 그래서 용병들이 개인기를 이용한 골결정력을 갖춰야 하는데 바티스타는 그렇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결국 그해 여름 그는 K리그를 떠나야 했다.

브라질로 돌아가자마자 그라피테는 물 만난 고기처럼 활약하기 시작했다. 2003년에는 브라질 고이아스에서 2경기당 1골 이상을 기록하며 ‘브라질 우수 선수 3위’에 올랐다. 이듬해 브라질 명문 상파울루로 옮겨 2005년 팀을 코파 리베르타도레스(남미 클럽 대항전) 우승으로 이끌며 브라질 대표로 뽑혔다.

그는 2006년 유럽에 진출해 프랑스 르망을 거쳐 2007년 540만유로(94억원가량)의 계약금으로 독일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했다. 이적하자마자 24경기에서 11골을 기록한 그는 이번 시즌 25경기에서 28골을 넣어 중위권의 별 볼 일 없던 팀을 45년 창단 이래 첫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라피테는 이번 시즌 볼프스부르크의 승리공식이었다. 그가 골을 넣은 18경기에서 팀은 15승2무1패를 거두었다. 볼프스부르크는 24일 홈경기에서 베르더 브레멘을 5-1로 완파하며 21승6무7패(승점 69)를 기록해 2위 바이에른 뮌헨(20승7무7패·승점 67)의 추격을 따돌리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날도 혼자 두 골을 몰아쳤다.

80년 이후 그보다 많은 골로 분데스리가 득점왕에 오른 선수는 80~81시즌의 칼 하인츠 루메니게(29골·바이에른 뮌헨)뿐이다. 놀라운 건 지난해 11월 다쳐 두 달간 경기를 뛰지 못한 상황에서 이룬 성과란 점이다.

그라피테는 벌써 AC 밀란 등 빅클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은퇴한 아드리아누를 대신할 선수로 지목하고 있다.

6년 사이에 K리그의 무명 공격수에서 세계적인 공격수로 성장한 그라피테를 보며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사자성어를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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