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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일라잇, 뱀파이어는 여성의 은밀한 이상형인가

조선일보 기자I 2008.12.12 08:55:59


[조선일보 제공] 이토록 고혹적인 눈매의 사내가 있을까. 그는 더 이상 공포의 대상이 아니다. 인간의 피를 빨지 않고, 햇빛 아래서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이 변종 뱀파이어 에드워드 컬렌은 완벽한 외모까지 곁들여져 여성의 소유욕을 한껏 자극시킨다.

이번 주 조선일보 영화팀의 선택은 지금껏 최고의 매력적인 뱀파이어를 선보인 멜로 판타지물 '트와일라잇'이다. 전 세계 1700만 부 이상이 판매된 스테프니 메이어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기존 뱀파이어 장르보다는 '10대 할리퀸 로맨스'에 가깝다.

'믿을 수 없이 잘생긴 얼굴'로 표현된 원작에 따르면 주인공 컬렌은 현실에선 존재 불가능한 매력남이다. 게다가 빛보다 빠른 스피드에 강한 힘을 자랑하는 '수퍼 히어로' 능력까지 갖춰 여성들의 로맨스 판타지를 한껏 고조시킨다. 일종의 '백마 탄 남자'이자 혼을 빼 놓는 섹스 심벌인 셈이다.

공포 영화 전문가 데이비드 스칼은 미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 남성들이 공포물을 즐기지만 뱀파이어만큼은 여성 팬이 많다"며 "이는 성적(性的)으로 매혹당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여성 소설가에 여성 감독, 여성 각본가까지 세 명의 우먼 파워가 만들어낸 이 영화는 전적으로 여자들의 입장에서, 여자들의 원하는 이상형을 최대한 표현해냈다. 전미 개봉 첫날 '다크나이트'에 이어 최고의 개봉일 수익, 개봉 10일 만에 1억2000만 달러 수익을 거두는 기록을 세웠다. 제작비는 '겨우' 3700만 달러였다.

거의 신인급인 주인공은 지금 할리우드가 가장 사랑하는 신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처음 에드워드 역에 패틴슨이 결정됐다는 소식에 7만5000여 명의 팬들이 항의 서명 운동을 벌인 걸 상기해보면, 영화 속에 드러난 패틴슨의 매력을 다시 한 번 주목하게 된다. 단, 거대한 액션 판타지를 기대하면 금물이다. '여성용 로맨스', 그것도 '10대 취향'이라 하지 않았나. 12세 관람가.

▶줄거리

17세 소녀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재혼한 엄마를 떠나 친부가 살고 있는 워싱턴 주의 소도시 포크스로 전학 온다. 함께 수업을 듣게 된 '꽃미남'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는 그녀에게 거부감 어린 시선을 보내고, 이에 분노와 알 수 없는 호기심을 느낀다. 어느 날 에드워드가 뱀파이어임을 알게 되지만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된다.

▶전문가 별점

·햇빛과 마늘에 강한 변종 흡혈귀처럼, 로맨스와 공포가 뒤섞인 변종 하이틴 영화. 마력이 강하다. ★★★☆ /이상용·영화평론가

·장르의 뷔페 식당에서 체하지 않고 소화하는 방법. ★★★ /황희연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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