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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이 영화가 코믹장르라는 걸 저 혼자만 몰랐어요.”
영화 ‘1724 기방난동사건’(감독 여균동, 제작 싸이더스FNH, 배우마을)에서 여자 주인공인 기생 설지 역을 맡은 김옥빈의 불평(?)이다.
김옥빈은 영화 촬영 초반 여균동 감독이 ‘편하게 이해할 수 있는 상업영화이니 그에 맞게 연기를 하라’는 주문을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남자 주연들인 이정재, 김석훈, 이원종은 웃음을 주지만 김옥빈은 이 영화에서 진지한 모습만 주로 보여준다. 하지만 설지는 영화 속 다른 캐릭터들과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중심을 잡아주며 어우러지는 느낌을 준다.
초반에는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법도 하지만 여균동 감독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그랬다는 것을 김옥빈도 안다. 김옥빈은 “저도 몸개그는 좀 해요. 한참 선배들과 연기하느라 긴장도 좀 했고 감독님 주문도 있어 영화에 그런 부분이 많이 묻어나지 않았죠”라고 코믹 캐릭터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면서도 “영화가 남자들 이야기잖아요. 제 캐릭터가 범람하면 안되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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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4 기방난동사건’은 조선 경종 집권 말기, 검개(지금의 조폭)들의 세력다툼을 그린 영화다.
이 영화에서 김옥빈이 연기한 설지는 마포에서 ‘한 주먹’ 하는 명물로 전설적인 검개 짝귀(여균동 분)를 운 좋게 기절시킨 뒤 억지로 그 무리를 이끌게 되는 천둥(이정재 분)과 짝귀의 라이벌인 만득(김석훈 분)의 마음을 잡아끌며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기생이다.
김옥빈이 천둥과 만득을 비롯한 검개 두목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버선발을 먹물에 찍은 뒤 한지 위에서 화려한 춤을 추며 용 그림을 완성해가는 장면은 이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을 만하다. 하지만 이 장면은 당초 예정에 없었다.
처음에는 설지가 그 자리에서 해금을 연주하는 것이 전부였는데 여균동 감독이 설지가 팔도 검개 두목들 앞에서 ‘교방무’로 분위기를 휘어잡으며 만만히 볼 수 없는 일급 기생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설정을 바꿨다는 게 김옥빈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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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빈은 이 장면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 댄스로 젊다는 것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고전무용으로 여성미, 성숙미를 확인시켜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김옥빈은 이 영화에서 매 장면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매번 뭔가 부족하다는 게 느껴져요. 더 잘하고 싶고요”라며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했다.
그렇다면 자신이 파악하고 있는 연기자로서 단점은 뭘까? “절대 말 못해요. 다음 작품에 타격을 줄 수도 있거든요.”
김옥빈은 웃음으로 질문을 피해가면서도 “그래도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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