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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연기를 위한 경험은 우연히 쌓게 되는 일이 많다.
과거 20대 젊은 층 사이에서 와인이 한창 붐이었던 시절. 그저 붐에 편승해 값싼 와인을 들이붓듯이 하룻밤에 2~3병씩 해치우며 주워들은 얘기 덕분에 캐스팅의 행운을 잡은 사나이가 있다.
MBC ‘옥션하우스’에서 나도영 역으로 출연 중인 정성운이 그 주인공이다. 이 드라마에서 정성운이 열연 중인 나도영은 미술품 경매업체 윌옥션에서 활동 중인 와인과 고미술의 스페셜리스트. 정성운은 와인 전문가에 바람둥이 캐릭터인 나도영이 마음에 들었고 제작진은 캐스팅 미팅에서 와인에 대한 질문에 이것저것 주워섬기는 정성운을 최종 낙점했다.
결국 와인이 올초 방송된 SBS 드라마 ‘외과의사 봉달희’로 본격 연기를 시작한 27세의 늦깎이 신인을 단숨에 주연급으로 끌어올린 셈이다.
“초반에는 쉽지 않았어요. 어찌나 애드리브를 요구하는지….”
나도영은 카리스마 있는 이사 민서린(김혜리 분), 삐딱선을 타는 오윤재(정찬 분), 신입사원 차연수(윤소이 분)의 팽팽한 구도 사이에 웃음을 집어넣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애드리브가 필요했고 신인인 정성운에게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제작진은 촬영 초반, 정성운에게서 ‘끼’를 봤고 끊임없이 애드리브를 요구했다. 초반 부담으로 다가왔던 애드리브 요구는 반복을 통해 정성운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요즘은 대사도 거의 애드리브로 처리할 정도. 제작진도 이제 스스럼없이 기대를 걸고 정성운에게 “좀 재미있는 거 없을까”라는 주문을 한다.
좀 가벼워 보이는 캐릭터다 보니 극중 회사 직원들이 모여 회의를 할 때 진중한 분위기를 깨뜨리며 말문을 여는 것은 나도영의 역할. 그렇다고 마냥 가볍지만도 않다. 전문가로서 진지한 모습도 보인다.
정성운은 지난해 말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마치고 연기자의 길에 본격 들어섰다. 그런 그에게 의지가 되는 것은 엉뚱하게도(?) 김래원이다. 김래원과는 고교시절부터 동네 친구로 지냈다.
“처음에는 친구에게 배운다는 게 좀 꺼림칙했는데 짬밥 차는 어쩔 수 없나봐요. 지금은 겸허하게 조언을 듣고 연기에 대해 상의도 하죠.”
정성운은 공익근무요원 복무 전에 모델활동을 하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아르바이트 수준이었다. 연기자가 자신의 길이 맞는지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 있던 욕심은 결국 그를 연기자로 이끌었다.
“이제 제대로 해야죠. 목표요? 배용준, 이병헌 선배처럼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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