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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윤경철기자] 화려한 각광을 받는 스타들 대부분은 주위 가까운 사람이 연예인이 되겠다고 하면 열에 아홉은 말린다.
이유는 간단하다. 연예인이 되는 길이 너무 고달프고 괴로운 걸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타들이 즐겨 하는 농담이 있다.
"연예인이 되기 위해 들인 노력의 절반만 공부에 쏟았다면 지금보다 더욱 성공했을지도 모른다"고.
이만큼 연예인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이런 만류에도 불구하고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당당히 도전하라고 권하고 싶다. 실패하거나 도중에 버림받는 걸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 연기자 공채 탈락의 쓴잔 마신 정우성, '오디션 우먼'이란 별명의 임수정
운좋게 거리에서 캐스팅 돼 하루아침에 벼락 스타로 부상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오디션이나 공채라는 과정을 통해 연예계에 입문한다.
이 과정에서 사실 10-20번 떨어지는 것은 흔한 일이다. 심한 경우는 200번 내지 300번까지 탈락의 쓴맛을 보는 경우도 있다.
지금은 그가 등장하는 CF 하나도 뭇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톱스타 정우성. 그 역시 수없이 실패의 쓴 잔을 맛본 연예인 중 한 명이다.
정우성은 모델 활동을 하면서 MBC와 SBS 연기자 공채 시험에 도전했지만 매번 떨어졌다. 방송사 공채 탈락은 모델로서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적잖은 충격을 줬다. 결국 합격자를 확인하고 돌아오는 날 택시 안에서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고 이를 극복했고 지금 한국 영화계를 이끄는 연기자로 발돋움했다.
정우성은 "당시 MBC나 SBS의 연기자 공채 시험에 붙었다면 영화배우 정우성 대신 중년 연기를 실감나게 하는 탤런트 정우성이 됐을 것"이라면서 "당시 실망을 하기는 했지만 좌절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를 계기로 다양한 연기 연습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청순한 이미지로 대중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임수정은 한 때 '오디션우먼'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스타덤에 오르기 전까지만 숱한 작품의 오디션에 응모했고, 쓰디쓴 고배를 마셨다. 임수정은 오디션을 보면서 50번까지는 횟수를 세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후부터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횟수를 세지 않았다. 그녀는 가끔 "아마 지금까지 전부 합치면 오디션 본게 대략 어림잡아도 300번이 될 것 같다"고 말하곤 한다.
이 과정에서 임수정이 합격 여부를 묻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가 가장 많이 들었던 대답은 '검토 중'이라는 말이었다고 한다.
◇ "'명단에 없는대요'란 말 듣는게 죽기보다 괴로웠다."
탈락과 관련해선 이준기 역시 사연이 많은 스타 중 한 명이다. 이준기는 우선 대학(서울예대) 입시에 한번 떨어졌고, 영화 '왕의 남자'로 부상하기 전까지 그 역시 200번에 가까운 오디션을 봤다.
이준기가 사석에서 종종 털어놓는 오디션에 대한 단골 일화는 영화 '말아톤'이다. 이준기는 당시 10여분간의 오디션을 보면서 연기뿐 아니라 댄스와 춤 노래를 잇따라 선보였다. 심사위원들의 반응도 좋았다. 그는 당연히 합격일줄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결과는 탈락.
제작진은 이준기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지만 날카로운 외모가 조승우의 동생인 영화 캐릭터와 맞지 않다고 판단, 최종 단계에서 그를 선택하지 않았다.
이준기는 이후 막노동을 하면서 오디션 준비를 했는데, 육체적으로 힘든 막노동보다 "명단에 없는데요"라는 대답을 듣는 것이 죽는 것보다 괴로웠다고 한다.
하지만 그 역시 ‘왕의 남자’에 캐스팅돼, 한류 스타로 떠올랐다. 오히려 ‘말아톤’의 탈락이 전화위복을 가져온 계기가 됐다.
만약 지금 스타를 꿈꾼다면 “오디션에 떨어지는 것은 절대 면역이 없지만 극복하는 과정은 분명히 의미가 있다”는 이준기의 말을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