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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강자 이예원(21)이 처음 출전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를 준비하며 겸손한 데뷔전을 예상했다.
이예원은 9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골프 리조트(파71)에 나와 코스를 답사하며 데뷔전을 준비했다. 오전 9시가 되기도 전에 골프장에 도착한 이예원은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은 탓에 곧장 코스로 나갔다. 지난 7일 KLPGA 투어 롯데 오픈을 마치고 프랑스로 이동한 이예원은 현지시간으로 9일 오전 1시께 골프장 인근 숙소에 도착해 여정을 풀었다. 개막까지는 이틀 밖에 시간이 없었고 게다가 하루 앞선 10일에는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가 있어 제대로 코스를 돌아볼 날이 하루밖에 없었다.
오전 일찍 골프장에 나와 오후 4시께가 다 돼 코스 답사와 샷 점검까지 모두 마친 이예원은 “이 대회에 처음 나오지만, 코스의 전체적인 느낌은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라며 “국내 코스와 비교해 러프가 조금 긴 편인데, 아마도 최근에 KLPGA 투어에선 러프가 긴 코스가 많지 않았던 탓에 이번 대회 코스의 러프가 더 길게 느껴지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대회가 열리는 에비앙 골프 리조트는 프랑스와 스위스의 국경에 있는 알프스 산맥 자락에 자리한 산악형 코스여서 국내 선수들에겐 크게 낯설지 않다. 또, 나무가 빼곡하고 장타보다는 정교한 샷을 요구하는 홀이 많아 국내 골프장과 비슷한 공략법을 요구한다. 이런 유사점이 많은 덕분인지 그동안 이 대회에선 KLPGA 투어에서 활동했던 신지애(2010년)와 김효주(2014년)가 두 번이나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강세를 보였다. 둘 다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LPGA 진출의 발판으로 삼았다.
준비 기간이 짧은 탓에 더욱 세심하게 코스를 살핀 이예원은 가장 신경을 써야 할 점으로 그린적중률을 꼽았다. 페어웨이 주변을 물론 그린 근처도 풀이 무성해 그린을 놓치면 트러블샷으로 파를 지켜야 하는 상황을 자주 마주하기 때문이다.
이예원은 “페어웨이 폭이 좁은 홀이 몇 곳 있어 티샷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그린 주변의 러프도 꽤 긴 편이라서 그린에 잘 올리는 게 중요할 것 같다”라며 “또한, 그린의 경사가 심한 홀도 여러 곳 있어서 홀의 위치에 따라 공략을 잘해야 할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올해 KLPGA 투어에서 3승 거둔 이예원은 정교한 샷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페어웨이 적중률은 80.4%로 전체 4위, 그린적중률은 76.4%로 8위에 올라 있다. KLPGA 투어에서 보여준 정확성이 이번 대회에서도 이어진다면 언더파 행진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이예원의 정교한 경기력은 지난 5월 처음 출전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도 빛났다. JLPGA 투어 가운데서도 러프가 길고 페어웨이가 좋아 코스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이바라키 골프클럽에서 열린 월드레이디스 살롱파스컵에서 사흘째까지 선두를 달렸고, 최종일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도 점수를 크게 잃지 않아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날 이예원을 따라 함께 코스로 나섰던 우세희 매니저는 “이예원 선수의 코스 답사를 지켜봤는데 페어웨이가 좁은 홀에서도 티샷을 모두 정확하게 쳤다”라며 “까다로운 홀이 있기는 하지만, 이예원 선수에겐 까다롭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데뷔전 준비를 잘 마친 이예원은 10일에는 프랑스로 이동하면서 생긴 부족한 잠을 보충한 뒤 날씨 상황에 따라 다시 코스로 나와 마지막 점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예원은 11일 시작하는 대회 1라운드에선 현지시간으로 오후 2시(한국시간 11일 밤 9시)에 셀린 보르제(프랑스), 아피차야 유볼(태국)과 함께 10번홀부터 경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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