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19년 프로야구가 개막도 안했는데 음주운전 사건이 또 터졌다.
LG 트윈스 소속 내야수 윤대영(25)은 지난 24일 오전 8시경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앞 도로에서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자신의 SUV 차량을 몰고 가다 7차선 도로 한가운데인 2차선 도로에서 잠들었다. 마침 순찰 중이던 경찰이 그를 발견했다.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인 0.106%에 이르렀다.
윤대영은 잠에서 깨는 순간 브레이크에서 실수로 발을 떼는 바람에 앞에 있던 순찰자 뒷부분과 충돌하는 일까지 일으켰다. 속된 말로 ‘필름이 끊긴 채’ 운전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마터면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현재 LG 코치를 맡고 있는 왕년의 야구스타 이종범의 외조카로도 유명한 윤대영은 경찰 야구단 입대 후 2017년 퓨처스리그(2군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LG의 오른손 거포 고민을 해결해줄 차세대 4번타자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한 번의 큰 실수로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LG는 KBO에 윤대영의 임의탈퇴 선수 공시를 요청했다.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되면 구단이 해제를 요청하지 않는 한 그날부터 야구와 관련된 어떤 일도 할 수 없다. 구단이 선수에게 내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실질적인 징계다.
LG는 선수 관리 책임을 피할 수 없다. LG는 최근 4년 사이 정찬헌, 정성훈(현 KIA 2군 타격코치), 윤지웅(현 NC) 등 3명이나 음주운전으로 문제를 일으켰다. 그때마다 구단은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항상 공염불이 됐다.
게다가 LG는 호주 스프링캠프 중 주요 선수들의 해외 카지노 출입 논란으로 이미 홍역을 앓았다. 논란이 여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사건까지 터졌다. 선수단 관리에 심각한 구멍이 있음을 다시 드러냈다.
야구계에선 음주운전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는 2016년 12월 음주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뒤 그 전에 두 차례나 더 음주운전에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야구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지난 1월 18일에는 왕년의 야구 스타 박정태가 버스에서 음주 난동을 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010년대 이후 이용찬(두산), 박기혁(kt), 2011년 김준희(전 삼성), 2012년 손영민(전 KIA), 고원준(전 롯데), 2013년 김민우, 신현철(이상 전 넥센), 2014년 정형식(전 삼성), 2016년 오정복(전 kt)·테임즈(전 NC) 등이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프로야구는 1년에 1000만명 가까이 경기장을 찾는 한국 최고의 스포츠이다. 수많은 팬의 눈과 귀가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쏠린다 . ‘윤창호법’이 제정되는 등 사회적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프로야구 선수들만 그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의 연봉을 받는 스타 선수들의 사생활을 일일이 통제할 수는 없다. 구단의 교육에도 한계가 있다. 결국 선수 스스로 책임지는 방법 밖에 없다. 음주운전에 연루되면 선수생활을 다시 할 수 없도록 강하게 처벌하면 된다. 야구는 스트라이크 3개가 모여야 아웃되지만 음주운전은 원 스트라이크 아웃이 절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