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4퍼트에 이어 3퍼트..2만2640홀 만에 처음

주영로 기자I 2019.02.24 11:46:35

WGC 멕시코 챔피언십 15번홀에서 치명적 실수
짧은 파5, 15번 홀에서 더블보기로 상승세 꺾여
더스틴 존슨 16언더파, 4타 차 선두 우승 보여

타이거 우즈.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4퍼트에 이어 3퍼트까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데뷔 후 2만2640홀 만에 처음 경험한 치명적인 실수다.

24일(한국시간) 멕시코 차풀테펙 골프클럽(파17)의 15번홀. 569야드로 길지 않은 파5 홀이어서 반드시 버디를 잡아내야 하는 홀이다. 우즈의 티샷은 325야드를 날아가 페어웨이에 잘 떨어졌다. 남은 거리는 247야드. 골프장이 해발 고도 500m 지점에 있어 일반 골프장보다 거리가 더 많이 나가는 편이었기에 충분히 아이언으로 2온 공략이 가능했다. 우즈는 5번 아이언을 잡고 그린을 공략했다. 아쉽게 그린 오른쪽 벙커에 들어갔지만, 버디를 노릴 수 있는 기회는 남아 있었다. 우즈에게 벙커샷은 그리 어려운 상황이 아니다.

우즈는 전날 9번홀(파4)에서는 절묘한 벙커샷으로 황제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우즈의 티샷한 공이 페어웨이 벙커에 들어갔다. 벙커 앞쪽으로 커다란 나무가 지키고 있어 그린으로 공을 직접 날리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우즈의 선택은 상상을 뛰어 넘었다. 약 123m를 남긴 지점에서 그린 왼쪽을 겨냥했다. 그리고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페이드샷(왼쪽으로 날아가다가 오른쪽으로 휘어지면서 떨어지는 구질)으로 그린을 노렸다. 우즈는 샷을 한 뒤 클럽을 잡은 두 손을 한 바퀴 돌리며 꼬듯 희한한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공은 원하는 대로 날아갔다. 그린 왼쪽을 향해 날아가다 오른쪽으로 휘어지면서 떨어졌고 그린에 안착한 공은 오른쪽으로 사이드 스핀까지 걸려 홀 옆에 바짝 붙었다. 아쉽게 퍼트가 빗나가 파에 만족했으나 우즈가 아니면 하기 어려운 샷이었다. 미국 현지 매체에선 ‘올해의 샷’이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우즈가 그린 옆 벙커에서 세 번째 샷을 시도했다. 홀 근처에 붙이면 충분히 버디를 만들어낼 수 있었기에 기대가 컸다. 그러나 전날처럼 기가 막힌 샷은 나오지 않았다. 공은 홀을 향하지 못하고 다른 방향으로 굴러가 약 7.5m 지점에 멈췄다. 마음에 들지 않았던 탓인지 우즈는 그 뒤 연거푸 실수했다. 버디 퍼트가 홀 1m를 지나가 멈췄다. 파로 막을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퍼트한 공이 홀 왼쪽으로 돌아 나왔다. 남은 거리는 약 60cm. 그러나 우즈는 다시 이 퍼트를 놓치고 말았다. 이 홀에서만 4퍼트, 약 1m 남은 거리에서만 3퍼트를 한 우즈는 버디를 잡고 넘어가야 하는 홀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내며 한순간 2타를 잃었다.

충격은 다음 홀까지 이어졌다. 우즈는 16번홀에서 약 11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친 데 이어 다시 1.5m 거리의 파 퍼트를 실수하면서 3퍼트 보기를 적어냈다. 우즈가 연속 2개 홀에서 4퍼트와 3퍼를 한 건 1996년 PGA 투어 데뷔 이후 2만2640홀 경기 만에 처음이다.

우즈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대회에서만 통산 18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가 70명밖에 되지 않는데다 컷오프 없이 4라운드가 진행되는 만큼 우승에 대한 기대가 컸다. 2라운드에서만 5타를 줄이며 선두 추격의 시동을 걸었던 우즈는 이날 1타밖에 줄이지 못하면서 3라운드까지 중간합계 6언더파 207타를 적어내 공동 9위에 자리했다. 16언더파 197타를 쳐 단독 선두를 달린 더스틴 존슨(미국)과는 10타 차다.

2라운드까지 9타를 까먹으며 최하위권으로 밀려났던 안병훈(28)은 이날 7언더파를 몰아치며 공동 46위(2오버파 215타)로 올라섰다. 박상현(36)은 70위(14오버파 227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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