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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공연을 할 때도 ‘오빠야’가 메인 타이틀이었어요. 저희가 유명한 팀이 아니다보니 알려진 노래도 많지 않았는데 그 중에서도 관객들이 ‘오빠야’를 가장 좋아하는 것 같았거든요.”
신현희와김루트는 “이번 차트 역주행은 우리 판단이 맞았다는 걸 확인시켜줬다”며 웃었다. 그렇다고 자신들의 음악이 차트 역주행에 이은 1위 등극까지 할 거라고까지는 상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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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악사로 시작했다. 둘 다 대구 출신이다. 2012년 3월부터 3인조로 대구 동성로에서 버스킹을 했다. 신현희가 혼자 거리 공연을 하고 있는 모습을 김루트가 일행과 지나가다 보고 팀 결성을 제안했다. 그 해 8월 김루트가 서울로 올라왔고 10월 신현희도 상경했다.
신현희는 “어머니가 의상디자이너시고 나도 의상디자인 공부를 했다. 유학을 준비하며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보면서 기타를 배워 거리 공연까지 했다”며 “유학을 앞두고 음악을 버릴 수 없어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작정 상경을 했다. 음악을 하려면 홍대에 가야 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신현희가 서울에 아는 사람이라고는 김루트밖에 없었다. 김루트는 자신의 악기를 팔아 월세집 보증금을 대줬다. 서울 홍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인디신에서 2인조로 본격 팀 활동을 시작했다. 11월1일 첫 공연을 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잖아요. 홍대와 강남의 모든 공연장을 찾아다니면서 공연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어봤어요. 보통은 이메일 등의 수단을 통해서 신청을 하는데 아무 것도 몰랐던 거죠. 그래도 직접 다니며 부탁을 했더니 말도 안되는 성과도 있었어요. 압구정동의 한 공연장은 블루스 전용이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가서 ‘대구에서 왔는데 공연을 하고 싶다’고 하니까 불쌍해서였는지 매주 화요일마다 공연을 하게 해주셨죠.”
‘오빠야’와 ‘다이하드’ 등 신현희와김루트의 노래는 매번 다른 느낌이다. 단순하게 반복되는 리듬의 곡이 있는가 하면 과거 전자오락기의 음향이 현란함을 더해주는 곡도 있다. 인기곡이 있으면 이후에도 비슷한 스타일을 답습하는 작곡가, 가수들이 적지 않다. 신현희와김루트의 차별점이다. 첫 음원 ‘캡송’을 발매한 건 2014년 4월 4일. 이들의 정식 데뷔일이다. 특별하게 인기를 끈 노래가 없으니 답습할 스타일이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을 할 수도 있을 게다. ‘오빠야’의 2년 만의 역주행과 최근 주목도를 보면 쉼 없는 변신의 노력이 제대로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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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희와김루트는 “딱히 정해놓은 스타일이나 추구하는 장르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매번 늘어가는 나이만큼의 성숙함을 음악에 담자는 이야기는 했다. 인위적으로 그런 느낌을 집어넣으려고 하기 보다는 그 나이 대에만 할 수 있는 음악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현희와김루트의 노래에서 분명한 공통점은 일상적인 쉬운 가사다. 실제 있었던 일을 소재로 삼거나 자신을 주인공으로 현재 공간에서 갖는 의문으로 가사를 쓰기 시작할 때가 많다고 했다. 커피숍에서 커피 가격이 다른 곳보다 저렴하다면 ‘왜 쌀까?’라는 의문에서 가사가 시작된다고 했다.
곡을 만드는 작업 방식은 서로 다르다. 대학 실용음악과에서 베이스를 전공한 김루트는 배운 것들을 기반으로 곡을 쓴다. 신현희는 기타를 치고 놀다가 괜찮다는 생각이 들면 가사를 붙여보는, 습작 형태로 곡을 만든다. 둘이 모아놓은 작업의 결과물들을 갖고 협의를 해서 발표할 노래들을 완성한다. 김루트는 “그러고 보면 내가 배운 것은 음‘학’이고 신현희가 하는 게 진짜 음‘악’이다. 말도 안되는 코드 진행으로 곡을 썼는데 너무 좋은 것들이 많다”고 추켜세웠다. “신현희를 보면 사실 짜증이 날 때도 있다”고 질투심도 드러냈다.
신현희와 김루트는 지난 9일 Mnet ‘엠카운트다운’부터 음악프로그램도 출연하고 있다. 역주행에 이은 이른바 강제소환이다,
“주위에서 저희를 알아보는 분들도 생겼지만 그렇다고 과거와 달라지는 건 없다고 생각해요. 곡을 만드는 방식도 마찬가지고요. 다만 1월부터 좋은 일이 일어나고 있으니 올해는 더 많이 무대에 서서 즐겁게, 재미있게 공연을 해야죠.”
신현희와김루트는 이어 “각자의 부모님들께 자랑스러운 아들, 딸이 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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