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열 kt 위즈 사장 "선수 육성 예산 2배로 늘렸다"

이석무 기자I 2017.01.26 06:00:00

유태열 kt 위즈 사장 신년사
거물급 선수 몇명 영입보다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 정비할 것

유태열 kt 스포츠 대표이사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야구 kt 위즈의 대표이사인 유태열(57) 사장은 지난달 새롭게 케이티 스포츠 사장에 선임됐다.

1984년 kt에 입사해 정책협력국, 기획조정실을 거쳐 충남본부장(상무), 경제경영연구소장(전무)을 역임했고 지난해부터 kt 고객 컨택서비스 그룹사인 kt cs 사장을 맡았다. 대학에서 응용통계학을 전공하고 경영 전략 수립에 전념해왔던 그에게 스포츠단 운영은 전혀 낯선 분야인 동시에 쉽지 않은 도전이다.

사장 부임 후 25일 신년 결의식에서 처음 선수단과 정식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도 유 사장은 “사실 야구는 잘 알지 못한다. 그저 팬으로서 경기를 지켜봐 온 사람”이라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에게 야구, 농구, e-sports, 사격, 하키 등 5개 선수단을 운영하고 있는 kt 스포츠단의 중책을 맡긴 것인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 경영 리더십과 마케팅 전문성 등에서 검증된 능력은 스포츠와는 인연이 없던 그를 kt 스포츠단 수장으로 이끈 계기가 됐다.

유 사장은 kt 스포츠단 업무 파악을 위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그는 “처음 스포츠단에 오고 나서 ‘해야 할 일이 많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많았다”며 “지금 솔직히 kt 위즈에 대해 언론도 걱정하고 팬들도 많이 걱정하고 있다. 전체 시스템을 정비하고 지금보다 더 좋은 조직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고 밝혔다.

유 사장은 스포츠단이 기존 기업과 많이 다른 면이 있지만 그래도 근본은 같다고 강조했다.

“물론 처음 생소한 부분이 많이 있다. 우선 출퇴근 시간부터 다르다. 일반 기업은 월요일부터 일정이 시작되는 반면 야구단은 시즌이 되면 화요일에 일정이 시작된다”면서도 “그래도 업무 본질은 큰 차이가 없다. 사장이 바뀌었다고 해도 특별히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면 사장은 그 위에서 의사결정을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창단 후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kt 위즈는 그동안 신생팀임에도 투자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FA 거물급 선수를 영입하지 못했다. 황재균에게 관심을 나타냈지만 제대로 협상도 해보지 못했다. 심지어 팀 내 FA인 이진영과도 아직 계약을 마치지 못한 상태다. 팬들이 불만을 나타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유 사장도 “FA나 외국인선수 쪽에서 큰 선수를 데려오지 못한 것은 사실이었다”며 솔직히 인정했다. 하지만 구단이 투자에 관심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투자와 관련된 부분에선 해석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부적으로 올 시즌 선수 육성 예산을 2배로 늘렸다. 육성 쪽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선수들의 복지나 편의 부분도 점차 바꿔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kt는 2군·육성 선수 33명과 코칭스태프 12명을 구단 스프링캠프에 참여시키는 등 선수를 길러내는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유 사장은 당장 선수 몇 명을 보강해 팀 전력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은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신생구단에 맞는 새로운 팀 컬러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 보인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유 사장은 “kt 구단만이 갖는 운영모델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우리 구단만의 차별화된 뭔가를 만드는 것이 내 첫 번째 임무다”고 말했다.

kt는 한겨울임에도 홈구장 수원 kt위즈파크를 리모델링하는 공사로 바쁘다. 기존의 2만200석 규모의 관중석을 2만2000석으로 늘리고 선수와 팬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확대하는 작업이다. 새로운 구장 업그레이드와 동시에 팬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유 사장은 “IT 기업답게 새로운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 단순히 기술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팬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서비스로 만들 생각이다”며 “차별화된 서비스를 강화하고 팬들에게 더 큰 편익과 가치를 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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