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나의 고교처세왕'..유제원·양희승 콤비, 2연타 홈런의 장르파워

‘고교처세왕’ ‘오 나의 귀신님’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조정석이 나오면 훈훈하고, 박보영이 나오면 사랑스럽다. 김슬기가 나오면 애처롭고, 임주환이 나오면 무섭다.

케이블채널 tvN 금토 미니시리즈 ‘오 나의 귀신님’이 캐릭터마다 다른 장르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전례 없던 차별화에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이야기는 풍성해졌고, 시청자의 애착은 높아졌다. 주인공이 양적, 질적인 시청자의 관심을 받던 일반적인 드라마의 특성과 달리, 모두가 신스틸러이고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고른 몰입도를 끌어내고 있다.

‘오 나의 귀신님’은 음탕한 처녀 귀신에게 빙의된 소심한 주방보조 ‘나봉선’과 자뻑 스타 셰프 ‘강선우’가 펼치는 응큼발칙 빙의 로맨스물로 소개됐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는 흔하지만 여자 주인공을 처녀 귀신이 들락날락 할 수 있는 독특한 ‘빙의 설정’으로 완성했다. 한 인물 두 캐릭터는 자연스럽게 입체적인 볼거리를 안겼다. 박보영와 김슬기는 정반대의 인물을 한 몸 처럼 연기해 캐릭터에 대한 시청자의 이해를 높였고, 회를 거듭할수록 처녀귀신과 주방보조의 저마다 아픔과 한계, 장애를 보여주며 비현실적인 캐릭터에 공감할 수 있는 힘까지 끌어냈다.

나봉선과 신순애를 오가는 여자주인공과 환상의 호흡을 맞춘 조정석의 강선우 캐릭터도 빼놓을 수 없는 드라마 인기의 요인이다. 잘난 척 하는 모습이 밉지만 절대 미워할수 없는 사랑스러운 남자의 모습을 표면적으로 보여줬음은 물론 알고 보면 속 깊고, ‘훈내가 진동한다’는 표현에 꼭 맞는 내면을 그려냈다.

조정석 박보영

‘오 나의 귀신님’의 다양한 장르 조화에 큰 몫을 한 임주환의 연기는 압권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극중 신순애의 짝사랑 상대였던 경장을 연기하고 있는 그는 순진하고 해맑은 외모에 가려진 소름 돋는 악행을 하나씩 드러내며 반전의 역사를 쓰고 있다. 특히 지난 방송에서는 자신의 악행 증거를 갖고 있는 김성범(한경장 역)을 급발진 사고로 꾸며 살해했고, 심지어 신순애(김슬기 분)의 죽음과도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시청자에게 충격을 안겼다.

사실 ‘오 나의 귀신님’은 방송 전부터 복합 장르에 대한 기대를 높였던 작품이다. 학교물, 미스터리, 멜로,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를 군더더기 없는 에피소드로 엮는 데 성공한 ‘고교처세왕’의 제작진이 의기투합한 작품이었기 때문. 연출을 맡은 유제원 감독과 대본을 쓴 양희승 작가는 1년에 걸쳐 이 작품을 준비했다.

방송에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양 작가는 “여름에 어울리는 귀신이라는 소재를 유쾌하게 풀어보고 싶었다”며 “나약한 인간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귀신의 도움을 받아 사랑을 쟁취하고 한껏 더 성장하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1인2역이라는 설정을 딱히 선호하는 건 아닌데 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한 가지 면만 갖고 있진 않다”며 “내 안에 다른 인물이 있기도 하고, 여러가지 면이 있는 것인데 이 드라마에선 귀신에 빙의된 설정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이 사람의 따뜻한 면모를 드러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오 나의 귀신님’은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에 멜로, 드라마, 호러까지 다 갖춘 ‘오 나의 귀신님’이 캐릭터 별 짜임새 있는 에피소드를 하나의 결말로 잘 완성할 수 있을지 마지막까지 시청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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