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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은영 기자]드라마에 영화까지. 요즘 `대세`는 한가인(30, 본명 김현주)이다. `예쁘기만 하던 CF 스타`에서 `사랑받는 배우`로. 봉인을 뜯고 세상에 나오기까지 무려 10년이 걸렸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선 평생 들을 욕을 한 번에 들었다. 영화 `건축학개론`에선 "그 X년이 나야?" 묻기도 한다.
박제된 틀을 깨고 대중의 품에 안긴 한가인은 "어려울 걸 알았지만 용기를 냈고,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힘들었지만 깡으로 버텼다"고 배우로 산 지난 6개월을 이야기했다.
시청률 40%, 박스오피스 1위 등 결과에는 "용기 내길 잘했다"는 말로 자신을 다독였다.
브라운관, 스크린 밖에서 마주한 그는 뜻밖에 활기찼다. 쇳소리 살짝 섞인 목소리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진솔하게 드러냈다. 모두가 알지만, 대부분이 모르는 한가인의 이면들.
◇ `조카 품은 이모`.."안티 100만, 예상했다"
"이모라는 이야기도 있었잖아요. `안티 100만` 예상은 했는데 믿기 어려웠던 시청률만큼이나 욕도 많이 먹었네요."
어렵게 꺼낸 말에 민망할 정도로 정곡을 콕! 한가인은 `해를 품은 달` 방송 초반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는 홍역을 치렀다. 김수현과 호흡을 맞추면서는 극에 몰입을 방해하는 주범으로 몰리며 `조카 품은 이모` 소리도 들어야 했다.
처음 도전하는 사극. 상대 배우는 여섯 살 연하에 극 중 캐릭터는 실제보다 10살이나 어린 왕세자비. 한가인은 "욕먹을 줄 알았다"고 했다.
"원작 소설을 먼저 본 상태였어요. ``해를 품은 달`이 드라마로 만들어져? 그거 정말 재밌는 책인데?` 제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여 출연하게 된 작품이었죠. 물론 고민은 됐어요. 진탕될 걸 알았지만 그렇다고 포기를 하기에는 작품이 너무 아까워서 용기를 냈어요."
논란이 됐던 연기력에 대해서도 뜻밖에 쉽게 수긍하고 봤다. 어린 연우로 분한 김유정보다도 경험이 덜하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 아니겠느냐는 것.
"저 역시도 연우를 연기하며 답답했던 부분이 많았어요. 달빛처럼 모든 걸 품어 내는 사람이잖아요. 무엇보다 그릇이 큰 역할이라 연기하기가 버거웠어요. 사실 연우보다는 `건축학개론`의 서연이 실제 모습과 더 가까워요. 그래서 연기하기도 편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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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공백, 이유는···
한가인은 자신을 진취적인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얼굴만 보면 톡 하고 건드리기만 해도 눈물을 뚝뚝 떨어뜨릴 것 같다`고 했더니 "다들 그렇게 속고 있다"며 웃었다.
데뷔한 지 10년이 됐지만 출연작은 고작 10편. 배우로는 왜 소극적이었느냐 묻자 "안 한 것이 아니라 못한 것"이라고 정정했다.
한가인은 지난 2007년 드라마 `마녀유희` 종영 이후 소속사에서 드라마의 낮은 시청률이 작가와 연출진 탓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남 탓만 하는 배우로 마녀사냥을 당했다. 이후 여러 일이 겹치면서 3년 동안 연기 활동을 중단했다.
당시 일과 관련 한가인은 "연예계 생활을 하며 좋으면서도 싫었던 말이 `우린 가족 같은 사이니까`였다"며 "알고 보니 가족이 아니었을 때의 실망감과 상처는 이루 다 말로 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상황을 시끄럽게 만들고 싶지도 않았다. 두 번의 회사를 거치면서 그들이 날 단념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고 오랜 공백기의 진짜 이유를 설명했다.
◇ 연정훈과 결혼 8년차.."토끼야" "빠삐야"
결혼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에는 얼굴이 한결 밝아졌다. 한가인은 2005년 스물넷 어린 나이에 드라마 데뷔작 `노란 손수건`을 촬영하며 만난 동료 배우 연정훈과 결혼했다. `첫사랑의 아이콘`다운 순애보적인 연애, 그리고 결혼 이야기는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관심사로 회자되고 있다.
`남편` 연정훈 이야기는 "발레, 클라이밍, 현대무용 등 운동으로 체력을 다진 덕분에 드라마에 영화까지 작품 두 편을 연달아 마칠 수 있었다"는 이야기 끝에 나왔다. 운동을 하기 이전까진 조금만 무리를 해도 앓아누워 연정훈이 "여보, 오늘은 괜찮아? 안 아파?" 묻기 일쑤였단다. `여보` `당신` 소리가 자연스럽다고 했더니 둘이 있을 때에는 "토끼야" "빠삐야" 부른다며 닭살 부부애를 과시했다.
"제가 싫증을 좀 잘 내는 편인데 예외인 게 세 개 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먹고 있는 방토(방울토마토)랑 김, 그리고 울 신랑이요. 오래 알던 친구 같은 편안함이 매력이죠. 결혼 하나는 정말 잘한 것 같아요."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2세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과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연기의 재미를 비로소 알게 됐다는 그는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지금은 일하는 게 재미있어서 내친김에 경험을 좀 더 쌓자 싶은데 사람 일을 누가 알겠어요. 아기는 좀 더 여유를 갖고 생각해보려고요. 하지만 생기면 낳아야죠. 아들, 딸 상관없이 최소 둘이 목표예요."
(사진=한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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