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펠라도 하는 아이돌, 히트 "이름값 해야죠"(인터뷰)

조우영 기자I 2011.07.24 14:05:14
▲ 그룹 `히트`

[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가요계 판도가 변했다. 퍼포먼스 위주의 아이돌은 어느덧 옛말이 됐다. 기존 아이돌은 아티스트형 그룹으로 진화하고 있고, 웬만한 신인 아이돌은 가창력도 기본이다.

반면 살아남기 위한 경쟁은 그만큼 치열하다. 한 달에도 10여 개 아이돌 그룹이나 가수가 쏟아져 나오는 마당에 이름 한번 알리기도 쉽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남성 6인조 그룹 히트(H.I.T.T)가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시대가 변했잖아요. 퍼포먼스와 외모뿐 아니라 가창력은 기본이죠. 가수는 이름 따라간다고 하잖아요. 저희 팀 이름처럼 `히트`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이름값 해야죠."(히트)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이들이 궁금해 각 포털사이트에서 `히트`를 검색하면 `히트상품`, `이승엽 멀티 히트`, MBC 드라마 히트(2007)가 나온다. 아직은 이름 `덕`보다는 이름 `탓` 하게 되는 비운의 그룹(?)인 셈이다.

"아직 신인이니까 괜찮아요.(웃음) 언젠가는 저희 이름으로 가득 채워질 거라 믿습니다. 지금도 영어 `HITT`로 검색하시면 해외팬들의 응원글이 많이 나와요. 아시아를 비롯해 유럽이나 미국에서 벌써 팬클럽 사이트가 생겼어요. 이제 아프리카만 남았는걸요. 하하."(리더 하용)

짓궂은 질문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호탕하게 눙을 친 하용은 `히트`에 대해 `Here Is The Top`(우리가 서 있는 곳이 정상이다)의 줄임말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혹자는 코웃음을 칠지도 모르지만 실제 이들은 엄연히 세계 최대 음반사 소니뮤직이 선택한 국내 첫 번째 아이돌 그룹이기도 하다. 히트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앨범을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수록곡 어느 하나 겹치는 것 없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려 드릴 수 있다는 거에요. `아이 윌 올웨이즈 러브유`는 아카펠라적인 미디엄 템포의 달콤한 곡이죠. 타이틀곡 `굿나잇`은 경쾌한 댄스곡`이고요. `한참`은 이루마 선배의 솔로 피아노 연주로만 구성된 곡으로 비오는 날 듣기 좋은 감성적인 곡"입니다.(래퍼 재훈) 

아카펠라 곡이나 화려한 기계음과 일렉트로닉 사운드 없이 오직 피아노 솔로 연주에서의 보컬은 그만큼 세심한 창법이 요구된다. 보컬(하용, 준택, 현준, 우람, 호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히트이기에 가능한 곡들이다. 그렇다고 절대 이들이 오만한 것은 아니다.

"히트란 팀명은 저희가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이자 바람이에요.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노랫말 하나하나의 음정이나 멜로디, 퍼포먼스 모두 저희들의 생각이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래는 결국 `소통`이니까요. 또 가수라는 직업 외에 생활적인 모든 부분에서도 존경받을 수 있는 그룹이 되고 싶습니다."

히트의 또 다른 강점은 바로 멤버들의 끈끈한 결속력이다. 전 소속사의 폐업 등 데뷔하기까지 말 못할 어려움도 많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히트는 멤버들 간에 강하고 건강한 목표 의식을 갖게 됐다. 히트에게 히트는 단순히 성공을 위한 팀이 아니었다. 히트에게 히트는 그 무엇, 누구보다 각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제게 히트란 `본드`에요. 서로 결속력이 강하고 잘 뭉치니까요. 하나로 뭉쳤을 때 제가 부족한 부분은 얻을 수 있었고 제가 나은 부분은 나눠줄 수도 있었죠.(재훈)

"여섯 명이 있지만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다른 점도 있고 같은 점도 있어요. 팀으로서는 한 색깔을 보여드리고 여섯 멤버가 각각 개성을 살려 보여 드릴 수도 있죠. 그만큼 다양한 색깔을 담고 있는 카멜레온 같은 그룹입니다."(준택)

"저 혼자만은 부족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히트`는 제 꿈을 이뤄줄 수 있는 팀이어서 소중해요. 혼자는 못하고 같이 있어 가능한 꿈, 그 꿈을 이뤄줄 인생의 반려자죠"(우람)

"제 인생의 가족이죠. 한 명이라도 빠지면 빛이 날 수 없는 존재들. 싫고 좋고를 떠나 살면서 여러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가족이기에 감싸 안게 되는 `가족`. 항상 곁에 있는 오랜 기간 함께 해야 할 친구들입니다."(현준)

"눈앞이 캄캄했던 시절, 히트라는 팀은 제 인생의 길을 비춰졌어요. 완벽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길 잃은 바다에서 어둠을 뚫고 이제 겨우 해안가에 도착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달려야죠.(하용)

"히트는 `때` 같은 그룹이 됐으면 좋겠어요. 밀어도 밀어도 계속 나오는 `때`. 잊을 만하면 나오는, 사람에게는 없을 수 없는, 싫어해 주셔도 좋아해 주셔도 어쩔 수 없이 한평생을 살아가는데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오래 남는 그룹이 되고 싶습니다. 하하."(호원)

누구보다도 뜨거운 열정으로 뭉쳐 성공에 대한 자신감에 불타오르는 여섯 남자 히트. 하지만 그 밑바탕엔 역시 겸손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덕분에 가요계 선후배 가수들 사이에선 `인사돌`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인사를 하도 많이 해서다.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도 있지만 가식적으로 인사만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니에요. 앞으로 더 많은 사랑을 받아서 이름값 하는 날이 오더라도 항상 지금 같은 마음 잃지 않겠습니다. 그땐 `인사돌`과 함께 `방부제돌` 같은 모습 보여드릴께요. 그런데 초심 뿐 아니라 저희 외모도 안 변했으면 좋겠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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