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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인기 가수들이 직접 연기를 하고 트렌디한 음악이 배경으로 깔린다. 하지만 뮤직비디오라고 하기엔 휴대전화 간접 광고 마냥 최신 휴대전화가 영상 곳곳에서 끊임없이 등장하고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다고 광고라고만도 할 수 없는 이것, 바로 광고와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Branded Entertainment Marketing)의 한 예다.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로는 삼성전자 애니콜의 뮤직드라마 시리즈를 꼽을 수 있다. 2005년 ‘애니모션’을 시작으로 ‘애니클럽’, ‘애니스타’, 그리고 가장 최근 ‘애니밴드’로 이어지는 시리즈로 애니콜은 광고와 음악을 결합해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을 끌어당겼다.
한편 LG전자 싸이언도 ‘랩소디 인 뮤직폰’을 출시하며 최근 성시경, 이은미 등 7명의 뮤지션으로 구성된 ‘랩소디, 더 소울 오브 사운드’라는 ‘폰앨범’을 만들어 본격적인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전쟁에 뛰어들었다.
◇ 삼성전자vsLG전자 음악 마케팅 격돌...브랜드 이미지vs제품 강점 부각
애니콜 시리즈는 국내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지난 2년간 트렌디한 음악과 거액의 제작비를 들인 블록버스터급 뮤직비디오로 신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끌어왔다. 애니콜은 이 시리즈를 통해 신세대들의 감각과 기호에 딱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 이미지를 젊고 유행을 이끌어가는 이미지로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오는 20일 ‘랩소디 인 뮤직폰’을 출시하는 싸이언은 브랜드 전체 이미지보다는 새롭게 출시되는 제품의 특장점을 부각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재즈 뮤지션이자 음질 전문가 마크 레빈슨이 제품 개발에 참여해 음질을 개선한 뮤직폰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싸이언은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부른 7곡을 폰앨범으로 만들었다. 폰앨범에 수록된 노래들은 12월 한달간 ‘랩소디 인 뮤직폰’ 제품과 자체 사이트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되고 3개월 후부터는 인터넷 음악사이트를 통해서도 공개될 예정이다.
◇ '애니밴드'vs'랩소디, 더 소울 오브 사운드'...스타군단vs실력파 뮤지션
애니콜 시리즈의 경우 첫 주인공 이효리를 시작으로 에릭, 이준기, 권상우, 보아, 시아준수, 타블로까지 당대 최고의 스타들을 얼굴로 내세운다. 애니콜은 이들의 스타성으로 10, 20대들의 소비를 자극하는 것은 물론 힙합댄스에서 팝, 가요, 랩, 재즈를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음악 등 신세대 소비자들이 즐겨 듣는 최신 유행 장르를 음악에 적극 활용했다.
반면 싸이언은 주타깃층을 20, 30대로 잡아 아이돌 가수나 젊은 가수들만이 아닌 ‘맨발의 디바’ 이은미를 비롯 성시경, 임형주, 바비킴, 타이거JK, 윤미래, 손호영 등 타깃연령대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뮤지션을 대거 기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들이 부르는 음악은 ‘사랑’을 주제로 장르는 발라드부터 힙합까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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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밴드' 4타석 연속 홈런 vs '랩소디...' 후발주자의 선전
‘애니모션’ ‘애니클럽’ ‘애니스타’ 등 애니콜 시리즈는 애니콜의 브랜드 이미지 상승뿐만 아니라 가요 차트에서도 대히트를 기록해왔다. 이번 ‘애니밴드’도 공개와 동시에 벅스뮤직, 멜론 등 온라인 음악차트 1위를 석권했고 뮤직비디오 또한 공개 3주 만에 조회수 800만을 넘겼다. 또 최고의 한류스타인 보아와 동방신기 시아준수의 출연으로 해외용을 굳이 따로 제작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레 해외 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싸이언의 ‘랩소디, 더 소울 오브 사운드’의 경우 브랜드 광고가 아닌 ‘랩소디 인 뮤직폰’ 한 제품만을 위한 프로젝트 앨범으로 향후 지속적으로 이어지게 될 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하지만 휴대전화 업계나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애니콜에 맞서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분명하다. ‘랩소디, 더 소울 오브 사운드’의 등장이 삼성전자의 애니콜 시리즈에 이어 광고와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두 번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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