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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로야구 KBO리그에서 롯데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진격의 거인’이다. 초반 부진을 떨쳐내고 최고의 6월을 보냈다.
롯데는 지난 6월 한 달 동안 14승 1무 9패 승률 0.609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10개 팀 중 1위다. 팀 타율도 0.312로 가장 높았다.
6월이 시작되기 전 롯데는 21승 2무 31패 승률 0.404로 최하위였다. 그런데 6월을 마친 현 시점에서 순위는 3계단을 올린 7위(35승3무40패 승률 0.467)다. 최근 5연승 중이다. 어느덧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SSG랜더스(38승2무41패 승률 0.481)를 3경기 차로 추격했다.
냉정하게 봤을 때 롯데의 6월이 잘 풀리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선발투수 나균안의 선발 등판 당일 새벽까지 술자리에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 사실상 전력에서 제외됐다.
간판타자 전준우는 종아리 부상으로 40일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외국인 에이스 찰리 반즈도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5월 26일 이후 1군 마운드에 서지 못하고 있다. 토종 에이스 박세웅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롯데의 상승세는 예사롭지 않다. 최근 롯데 타선을 책임지는 나승엽, 윤동희, 고승민, 손성빈 등은 모두 2000년대 이후 태어났다. 이들 모두 6월 한 달 동안 3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롯데의 불방망이를 이끌고 있다.
여기에 손호영, 황성빈, 박승욱, 최항 등 그동안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던 숨은 보석들까지 잠재력을 터뜨리면서 짜임새가 한층 나아졌다는 평가다.
최근 롯데의 상승세는 ‘김태형 효과’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올해부터 롯데 지휘봉을 잡은 김태형 감독은 시즌 초반 팀 성적이 바닥에 머물자 과감히 새로운 얼굴에게 기회를 주며 자연스럽게 내부 경쟁구도를 유도했다. 이는 팀이 더 활기차고 건강해지는 효과를 낳았다.
최근 롯데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보여주는 좋은 경기가 있다. 지난달 25일 선두 KIA타이거즈와 홈 경기다. 당시 롯데는 4회초까지 1-14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다른 때라면 이미 포기했을 경기였다. 하지만 롯데는 그러지 않았다. 무서운 집중력으로 추격전을 펼쳤고 끝내 15-15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비록 승리까지 거두진 못했지만 분위기는 이미 한국시리즈 우승이나 다름없었다.
이후 롯데는 KIA와 2경기를 모두 이겼다. 28일에는 한화이글스마저 무너뜨리고 5연승을 질주했다. 우천으로 인해 29, 30일 한화전이 취소된 것이 롯데 입장에서 아쉬울 만큼 사기가 하늘을 찌른다.
비로 인해 본의 아니게 휴식을 취한 롯데는 이제 잠실로 향한다. 상위권에서 순위 싸움을 벌이는 두산베어스와 3연전(7월 2~4일)을 벌인다. 올 시즌 두산의 전력이 만만치 않지만 최근 분위기는 롯데도 밀리지 않는다.
김태형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으면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초반에는 테스트를 많이 했다”며 “처음에는 선수들이 혼동을 겪었지만 지금은 안정감을 찾았고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반에 8연패를 당했을 때도 많이 응원해준 팬 여러분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팬들이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야구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