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마우스, 현실 히어로...케빈 홀랜드가 UFC서 살아가는 방법

이석무 기자I 2023.09.17 09:10:47
UFC 웰터급 랭킹 13위 케빈 홀랜드. 사진=UFC
UFC 웰터급 파이터 ‘빅마우스’ 케빈 홀랜드. 사진=UFC
UFC 웰터급 파이터 케빈 홀랜드. 사진=UFC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UFC 파이터 케빈 홀랜드(31·미국)는 늘 유쾌하다. 그리고 말이 많다. ‘빅마우스’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끊임없이 떠들고 뭔가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일반 대화인데도 마치 래퍼가 랩을 하는 느낌을 준다.

UFC 랭킹 13위인 홀랜드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파라다이스시티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리는 ‘노체(Noche) UFC : 그라소 vs 셰브첸코 2’ 대회에서 웰터급 코메인 이벤트 경기를 치른다. 상대는 랭킹 14위 잭 델라 마달레나(27·호주)다.

최근 필자와 인터뷰를 한 홀랜드는 살짝 부담스러울 정도로 쉴 새 없이 말을 쏟아냈다. 원래 그런 스타일임을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

홀랜드는 “나도 100% 알고 있다. 나와 얘기하는 사람이 내 말에 대답하지 않는다면 나 스스로 말할 수밖에 없다”며 “나는 말을 할 필요가 있을 때면 말을 하고 지루하면 나는 떠들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지루하게 만들지 마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렇다고 홀랜드가 아무 말이나 지껄이는 것은 아니다. 그는 생각이 꽉 차고 누구보다 성실한 파이터다. 올해만도 벌써 4월(vs 산티아고 폰지니비오. UFC 287), 7월(vs 마이클 키에사. UFC 291)에 이어 3번째 경기다. 키에사와 경기에서 1라운드 서브미션 승리를 거둔 뒤 두 달도 안 돼 다시 옥타곤에 오른다.

홀랜드는 “한 달 반 만에 경기에 나서는 것은 별로 힘들지 않다”며 “이번 대회에서 코메인 이벤트를 맡게 된 것은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홀랜드는 ‘현실판 히어로’로도 잘 알려졌다. 일상생활에서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고, 범죄자를 제압하며 직접 정의를 구현한다. 2021년에는 자동차 강도를 추격해 붙잡아 검거를 도왔다. 이듬해 3월에는 식당에서 총기를 발사한 남성을 제압했고 5월에는 전복된 트럭에서 운전자를 구출하는 등 수많은 미담을 쏟아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홀랜드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상황이랑은 상관없다. 무슨 일이 있어도 옳은 일을 해야 할 뿐이다”며 “위험한 상황이든 그렇지 않은 상황이든 항상 옳은 일을 하는 건 결코 나쁠 수 없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아어 “그냥 옳은 일을 하면 된다. 나는 인생에서 그렇게 실제로 누군가를 도울 기회가 남들보다 조금 더 있었을 뿐이다”며 “상황이 정신 없이 돌아가기 시작하면 나는 언제나 옳은 일을 선택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격투기 파이터’ 홀랜드는 늘 자신감이 넘쳤다. 이번 경기에서도 자신이 무조건 이길 것이라고 한참이나 강조했다.

“내가 더 나은 격투가(artist)라고 생각한다. 그는 복싱을 할 줄 알고, 나도 복싱을 할 줄 안다. 그는 레슬링을 할 줄 알고, 나도 요즘은 레슬링을 할 줄 안다. 그는 주짓수를 할 줄 알지만 나도 주짓수를 할 수 있다. 주짓수는 내 실력이 더 낫다. 그는 유도를 조금 할 줄 알고, 나도 조금 할 줄 안다. 그는 칼도 좀 쓸 수 있는데, 나도 칼 좀 쓸 줄 안다. 그는 총을 쏠 줄 아는데, 나도 총 좀 쏜다. 그는 창도 쓰는데, 나도 창을 쓸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쿵푸를 할 줄 모르고, 난 할 줄 안다”

홀랜드는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레슬링 실력을 끌어올리는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선 레슬링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을 다 보여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이번 경기에서 종합격투기(MMA)를 하게 될 거다. 모든 걸 볼 수 있을 것이다”며 “내가 무조건 이길 것이다. 상대가 잘한다고 해도 결국 내가 이길 것이다”고 큰소리쳤다.

최근 미들급에서 웰터급으로 체급을 내린 뒤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폭식하지 못해 슬프다고 너스레를 떤 홀랜드는 “(웰터급으로 내려온 뒤)더 건강한 음식을 먹고, 더 열심히 훈련한다. 그냥 완전히 다르게 생활한다”며 “원래 UFC에 들어오기 전에는 행실을 잘했지만 UFC에 들어오고 나서 내 마음대로 살았다. 2020년 이후로 지금까지 너무나 많은 일을 겪었고 마침내 진정한 나를 찾았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2연승 중인 홀랜드는 파이터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내가 걷는 길 위에 있는 모든 걸 전부 쓸어버리는 거다. 누군가 내 길을 막는다면 다 쓰러뜨릴 거다. 내가 상대방을 쓰러뜨리지 못했다면 결국 언젠가 저격해버릴 것이. 그러니까 조심해라. 전에 누군가 나를 이겼다 하더라도 난 여전히 그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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