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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모 카페에서 만난 배우 서지혜는 막 촬영을 끝낸 이후에도 불구하고 이 같이 말했다. 지난 18일까지 촬영이 이어졌고 약 5개월 간 20부작이라는 긴 호흡의 드라마 일정을 소화했지만 워커홀릭의 면모를 보이며 배우 활동에 대한 열정을 뿜어냈다.
TV조선 드라마 ‘빨간풍선’은 고등학교 때부터 절친했던 두 여자가 서로의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가운데 둘의 우정이 와해되면서도 결국 다시 화합하는 과정을 표현한 작품이다. 극 중 서지혜는 극 중 친구 한바다(홍수현)의 남편 고차원(이상우)과 불륜에 빠지는 조은강 역을 맡았다. 친구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면서도 그 곁을 떠나지 못하고 인생 제1의 친구 사이라는 복합적 캐릭터로 분했다.
그는 “처음에 은강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작가님께 들을 적에는 감춰진 인간의 욕망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고 들었다”면서 “작가님이 0에서 100까지의 감정을 이 캐릭터로 연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 주신 게 영향이 컸다”고 회상했다. 이어 “실제로 은강으로서 촬영을 시작하고 나니 그 말이 되게 무섭게 느껴졌다”면서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는데 상당히 힘들고 어렵다는 생각도 들더라”고 부연했다.
이처럼 혼신의 힘을 다한 덕에 시청률은 우상향 추세를 보였다. 첫 화는 전국 시청률 3%였지만 점차 상승하면서 18화에 이르러서는 8.6%를 기록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10%를 넘어서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거두는 저력을 보였다. 서지혜는 “문영남 작가님의 힘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출연 배우분들도 워낙 쟁쟁하신 분들이었고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본다”고 짚었다.
서지혜는 ‘빨간풍선’ 외에도 지난 한 해에만 세 작품에 연달아 출연하는 등 배우로서 바쁜 스케줄을 소화했다. 그는 “일단은 정신력으로 버텼다”면서 “어느 순간 ‘이제 쉬어야지’ 생각하다가도 다음 작품이 뭐냐고 또 물어보고 있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한 1~2달 쉬면 하고 싶은거 다 하는데 계속 쉬기만 하면 재미없지 않나”며 워커홀릭의 면모를 보였다.
드라마는 결국 은강과 바다의 용서와 화해로 끝을 맺는다. 다만 재미있는 부분은 배우 홍수현은 같은 결말을 두고 ‘용서’라고 봤지만 서지혜는 ‘화해’라고 봤다는 점. 두 배우가 작품을 막 끝냈던 시점인 만큼 여전히 두 캐릭터의 입장에서 결말을 해석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그는 “물론 은강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게 중요하진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둘의 우정에 대해서는 누구도 끊을 수 없기에 화해라고 표현하는 게 적절하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시청자들에게는 더 좋은 캐릭터로 찾아 뵙겠다는 다짐을 보였다. 그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드라마를 사랑해줄 것으로 생각을 미처 못 했는데 감사드린다”면서 “이번엔 은강이라는 캐릭터로 찾아뵀지만 어떤 캐릭터로 찾아뵙든 열심히 준비하는 배우가 돼서 좋은 캐릭터로 작품으로 찾아뵙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