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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소문' 조병규 "대세 배우? 아직 부족한 인간 조병규" [인터뷰]①

김보영 기자I 2021.01.28 08:00:00

첫 주연작 부담 커, 바늘 구멍 실 넣는 심정으로 연기
부모 재회 장면 가장 어려워…교복 연기 원 없이 이뤄
대세 배우 반응 감사, 개인적 성장에 초연하려 노력

배우 조병규. (사진=HB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JTBC 드라마 ‘SKY 캐슬’에서 피라미드 꼭대기를 외치던 아버지를 향해 몰래 조소를 날리던 쌍둥이네 막내는 단 2년 만에 ‘스토브리그’를 거쳐 ‘경이로운 소문’으로 주연 배우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배우 조병규가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 ‘개국 이래 첫 두 자릿수 시청률 기록’이란 성과를 안겨준 첫 주연작 OCN 토일 오리지널 ‘경이로운 소문’을 무사히 마쳤다.

데뷔 연차는 3년밖에 안됐지만, 배우 조병규의 활약상은 ‘2020년을 거쳐 2021년 상반기를 장식한 흥행 배우’란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화려하다. 지난해 말 ‘스토브리그’로 매년 남녀 한 명씩만 주어진다는 SBS 신인상의 영예를 안은 데 이어 첫 타이틀롤 작품인 ‘경이로운 소문’이 OCN 개국 이래 처음 10%대를 돌파하는 등 신드롬급 인기를 끌며 ‘대세 주연 배우’로 급부상했다.

조병규는 28일 취재진들과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경이로운 소문’을 떠나 보낸 소감과 촬영 기간의 추억들, ‘대세 배우’란 수식어를 듣는 요즘 일상에 관한 소회와 고마움들을 솔직담백히 털어놨다. 그는 “OCN 첫 작품이었는데 이 작품으로 OCN이란 채널의 기록을 세울 거란 상상은 꿈에도 못했다. 좋은 시청률 나와서 감개무량하고 그 과정에서 많이 고생했던 스탭, 배우들과 좋은 기억, 추억을 남길 수 있어서 좋았다. 주변에선 친구들과 부모님이 많이 좋아해주셨다. 경이로운 소문으로 OCN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어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고 감사를 전했다.

◇ “첫 주연작 부담…성격 표현 고민 많았다”

지난 24일 막을 내린 OCN 토일 오리지널 ‘경이로운 소문’ 최종회는 유료플랫폼 가입 가구 기준 전국 평균 11.0%, 최고 11.9%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역대 OCN 오리지널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28일 처음 방송한 ‘경이로운 소문’은 낮에는 국수를 팔며 밤에는 악귀를 때려 잡는 ‘카운터즈’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다. 악귀와 카운터즈, 이승과 저승을 잇는 ‘융’이란 독특한 원작 웹툰의 세계관을 훌륭한 연출과 각색 능력, 배우들의 호연으로 재해석함으로써 한국형 히어로물의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호평을 이끌었다. 첫 방송 2.7%로 시작했지만 6회 만에 7.7%로 종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보이스2’를 넘어서더니, 12회 만에 10.6%로 개국 이래 첫 두 자릿수 시청률 기록을 세웠다.

조병규는 우연한 계기로 초능력을 얻은 뒤 뛰어난 카운터즈로 성장하는 주인공 소문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이끌었다. 2015년 KBS2 ‘후아유’로 데뷔해 2018년 JTBC ‘스카이 캐슬’, 2019년 SBS ‘스토브리그’ 등 흥행작들에 출연하며 안방 ‘신스틸러’로 불린 그가 ‘경이로운 소문’으로 인생 캐릭터를 만나 주연 배우로 입지를 굳혔다는 반응이다.

조병규는 “첫 주연작이라 굉장히 부담이 많았고 이 긴장감을 어찌 해소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배역 이름이 제목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왔다. 감독님, 스탭들, 배우들이 있었기에 부담감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고백하며 “성황리 종료돼서 다행이다. 경이로운 소문을 끝까지 시청해주시고 성장을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게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병규는 캐스팅 소식이 들릴 때부터 웹툰 속 ‘소문’ 캐릭터와 싱크로율 넘치는 외모와 분위기로 화제를 모았다. 조병규 역시 제작발표회 당시 “촬영이 끝나면 제가 생각하는 소문이와의 싱크로율이 100%가 되어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히며 배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이 캐릭터를 완벽히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컸다. 그럼에도 아직은 100%는 못 된 것 같다. 부족한 지점도 있었다. 소문이 자체가 현실 세계에 없을 판타지같은 성격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정의를 위해 항변하고 소리를 내고 타인을 위해 맞서는 훌륭한 일을 하는데 저는 아직 그런 사람이 못 되는 것 같다”며 “제 인간으로서의 두려움, 겁이 앞서다 보니 완벽히 떨어지는 연기를 한 게 맞나 걱정이 있다”고 했다.

헤어스타일부터 액션까지 어느 하나 품이 안 들어간 부분이 없다고. 조병규는 “배우들과 같이 액션스쿨을 다니며 두 달 간 혹독히 훈련했다. 웹드라마 ‘독고 리와인드’ 때도 액션 스쿨을 다녔었는데 이번 ‘경이로운 소문’에서 좀 더 나아진 느낌이었다. 액션신 준비를 위해 굉장히 많은 아대를 구매해 신체 곳곳에 붙여서 최대한 안 다치게 열심히 촬영했다”고 떠올렸다.

헤어스타일에 대해서도 “굉장히 많은 시도를 했다. 피스도 붙여보고 컬을 많이 넣어보기도 했다. 7,8차 정도의 테스트를 거쳐 모두가 만족할 만한 머리가 나와서 촬영 한시간 반 전부터는 머리를 손질하는데 스타일리스트 선생님이 굉장히 공을 들이셨다. 개인적으로 만족스럽고 웹툰 속 소문이의 머리 질감이 잘 표현된 것 같다. 그 머리가 자칫 잘못하면 좀 촌스럽게 보일 수 있는 지점이 있는데 그 지점에서 헤어 선생님이 유니크하면서도 트렌디한 머리스타일을 연출해주신 것 같아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가장 어려웠던 건 소문이의 성격을 표현하는 것이었다고 털어놨다. 조병규는 “약자가 자신보다 약자를 위해 용기를 내고 소리를 내는 사람이 나올 수 있는 세상이 과연 진짜 있을까 생각하곤 했다. 원작 웹툰이 있다 보니 어투나 대사체에서도 만화같은 지점이 많았다. 그런 부분을 어찌 소화해야 하는지가 난제였던 기억이 난다”라며 “그 부분을 잘 소화한다면 이 드라마를 더 매력적으로 느껴 사랑해주실 지점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진=HB엔터테인먼트)
◇바늘 구멍에 실 넣는 기분으로 연기

드라마의 내러티브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진심을 느끼려 노력하는 과정을 거쳤다고도 했다.

조병규는 “예능 ‘아는 형님’에서 눈물 양, 방향도 조절 가능하다던 말들이 화제가 됐는데, 사실 그건 선배님들이 저를 놀리시려는 것 같다(웃음). ‘아는 형님’에 나와서 눈물 빨리 흘리고 그런 것은 단역 시절에 상황에 대한 이해 없이 우는 장면들이 필요하다고 주문 받은 순간들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도 잘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고민하던 차에 발견한 저만의 방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엔 한 드라마의 내러티브를 담당하고 중심축을 담당해서 그런 기술적인 부분으로 연기할 수 없었다. 좀 더 진심으로 느끼려 노력했다. 그래서 가장 어려웠던 장면이 웹툰의 하이라이트이자 드라마의 총 목표였던 소문이가 부모님을 만나는 재회 장면이었다. 가장 걱정이 됐고 준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어떤 시퀀스로 어떻게 디자인해야 시청자분들이 공감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고도 덧붙였다.

화려한 액션신에 감정선 변화까지 보여줘야 할 지점이 많았던 캐릭터였다. 조병규는 촬영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부분으로 “힘들지는 않았지만 어려웠던 장면은 있었다. 소문이가 회를 거듭하며 성장해나가지 않나. 사실 소문이가 어릴 적 트라우마에 갇혀 살며 굉장히 안 좋게 변질될 수도 있었는데도 그 지점을 굉장히 잘 이겨나가는 과정을 어떻게 하면 시청자분들에게 이해시켜드릴 수 있을지 고민이 컸다”고 꼽았다.

이어 “어떤 방식의 시퀀스로 연기를 해야 이 친구의 성장을 시청자분들이 응원해주실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회차별 성장의 레벨도 제 나름대로 설정을 했다. 소문이가 처음부터 너무 완성되지는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초반부엔 자신의 감정 컨트롤을 못하고 감정에 앞서는 면모에 집중을 했다. 그런 시행착오를 겪으며 무너지고 일어서고를 반복하며 카운터들의 도움을 받아 성장해나가는 그런 포인트들을 보여드리는 게 어려웠다. 섬세해야 하는 작업이었다. 바늘 구멍에 실을 넣는 기분으로 한 씬 한 씬 연기하는 톤을 정말 고심했다”고 회고했다.

◇대세 배우 반응 감사, 교복 연기 원 없이 이뤄

화제가 컸던 만큼 우여곡절도 있었다. 작품관에 대한 생각 차이로 극 후반부 작가가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기도 했다.

조병규는 이에 대해 “저희는 후반 갈수록 촬영 스케줄이 타이트하다보니 대본을 통해 어떻게 최선을 연기를 해서 최선의 장면을 만들지가 우선이었기 때문에 저희끼리 씬을 만드는데 집중하며 연기를 한 것 같다. 결과적으론 마지막회 때 많은 시청자분들이 유종의 미라고 표현해주셨기 때문에 우리가 최선을 다한 연기가 시청자분들에게도 다가간 것 같아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번 작품으로 대세 배우로 발돋움 했다는 세간의 평에 대해서는 “너무 감사드린다. 예전에는 제가 잘한다고 생각하고 만족한 지점이 분명히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한 작품 한 작품 거칠수록 인간 조병규, 배우 조병규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다”라며 “그러다보니 제 개인적으론 사실 성장이란 생각을 많이 하지 못했다. 그런 부분에 초연해지려 노력하고, 더 이악물고 지내고 있는 것 같다. 한 씬 한 씬 집중해 표현하려 노력하기도 했다”고 겸손을 드러냈다.

이번 작품으로 교복 연기에 대한 소원을 원 없이 성취했다고도 했다. 그는 “정말 여한없이 교복을 입었고 표현하면서도 행복했던 캐릭터라서 소원성취 이상의 버킷리스트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행복한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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