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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종영한 JTBC ‘멜로가 체질은 영화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서른살 여자 친구들의 고민과 연애, 일상을 그린 코믹드라마다. 최종회마저 1.8%로 저조했지만, 시청자들 사이에선 ’이 드라마를 보지 않은 99%가 됐다는 것에 후회할 것‘이란 호평일색이다.
배우 전여빈이 연기한 ’이은정‘이란 인물은 ’걸크러쉬‘, ’사이다‘란 수식어로 특히 사랑 받았다. ’죄많은 소녀‘ 등 주로 영화판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온 전여빈이 드디어 ’새로운 옷‘을 입고 드라마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단 반응이다.
전여빈은 최근 서울 강남구에서 가진 종영 인터뷰에서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와 ’죄많은 소녀‘를 보시고 캐스팅을 결정하신 거라 들었다”고 말했다.
“은정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을 딛고 나아가는 사람인데 감독님께서 저를 은정과 같은 ’용기있는 사람‘으로 보셨나란 생각이 들어 좋았어요. 무엇보다 (천)우희 언니가 캐스팅된 상황이라 더더욱 출연 욕심이 났어요. 영화 ’한공주‘ 때부터 선망하는 배우였고, 기존 우희언니가 보여줬던 색깔과도 다른 캐릭터였으니까요. 제가 우희 언니와 같은 집에 살며 한바탕 떠들 수 있는 캐릭터를 맡는다니 좋은 경험일 거란 기대가 컸죠.”
배우 천우희, 안재홍 등 극 중 등장인물을 연기한 주요 배우들이 독립영화에서부터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아왔다는 동질감도 컸다고 했다. 전여빈은 “작은 작품에서부터 차근차근 열심히 이력을 밟아왔다는 노력을 서로가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분위기가 있다”며 “우희 언니와 안재홍 오빠 두 분 모두 작품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고 좋아하는 작품의 폭도 크시다. 특히 안재홍 오빠는 정말 여러 방면을 알고 계신다. 두 분 다 맛집 정보에도 빠삭해서 역별로 맛집을 꿰고 있다”고 했다.
함께 사는 단짝친구, 남동생으로 열연한 천우희(임진주 역)와 한지은(황한주 역), 윤지온(이효봉 역)에 대해선 특히 각별함을 드러냈다.
전여빈은 “우희 언니가 처음 촬영 결정된 뒤 먼저 나서서 지은언니와 같이 밥을 먹자며 연락을 해줬다. ’멜로가 체질에서 서로를 잘 아는 둘도 없는 친구들이니 우리도 그런 친구가 되자‘며 말을 놓자고 하셨다”며 “그런 말을 해주는 것 자체가 고마웠다. 지은언니는 긍정 에너지가 넘치고 실제로도 귀엽고 발랄한 사람이다.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연기자의 길을 걸어나간 열정이 돋보이는 사람이라 함께 힘을 입었다. 지온이는 노래도 잘하고 기타도 잘 치는 만능 재주꾼이다. 실제 애교도 많아 효봉이랑 성격이 닮았다. 촬영장에서 누나들의 이쁨을 독차지했다”고 말했다.
러브라인 연기를 그린 홍대 역의 한준우 및 티격태격 호흡을 보여준 상수 역 손석구와의 연기 호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전여빈은 “홍대 준우오빠와 야감독 석구오빠는 극 중에서도 그렇고 실제에서도 연기매너 등 스타일이 다른 것 같다”며 “극에서도 실제에서도 너무 다른 두 사람과 호흡을 맞추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은정의 다큐멘터리 주인공이었던 소민 역의 이주빈과는 학교 선후배 사이라고 했다. 그는 “주빈 선배는 같은 학교 한 학번 선배님이셨고 같은 수업을 들언 적도 있었다. 학생 때는 선배라 막연히 어려웠고 말을 많이 나눠본 적이 없었다. 이번 작품으로 만나며 주빈 선배가 동갑이니 친구로 지내자고 말씀하셨다. 그 떡밥을 물어 지금은 친구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소민 역과의 케미스트리가 좋다는 반응을 듣는 게 특히 기쁘다. 현장에서도 너무 재미있었다”며 “학교 선후배에서 극을 통해 친구가 된 사이에서 오는 희한한 기운이 소민이와 은정을 연기하는 데 큰 도움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등장인물 중 가장 마음 가는 캐릭터 역시 소민이라고 했다. 전여빈은 “러브라인에서도 그렇고 극 중 등장인물로도 그렇고 소민 역에 마음이 간다. 소민·민준 캐릭터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이들이 등장하는 순간만큼은 드라마가 갑자기 만화가 된 듯한 느낌”이라고 했다. 이어 “주빈 선배에게 소민이가 측은해 마음이 간다고 이야기했더니 ’우리가 배우라서 그런 게 아닐까‘란 대답을 들었다”며 “배우가 가진 외로움을 소민이가 보여주기도 하니 애정이 많이 간다. 또 은정의 예상과 오해를 가장 뒤집는 인물이기도 하다. 나를 생각지 못하게 자각케 하는 인물 같다”고 덧붙였다.
이병헌 감독 및 제작진과의 호흡도 자랑했다. 그는 “이병헌 감독님과의 촬영 내내 웃음을 참기 힘들었다. 감독님만의 웃음 코드와 독특한 대사들이 재미있었다”며 “또 이번 작품에서 역할을 맡은 배우, 스텝분들은 이병헌 감독님이 단편 영화를 하실 때부터 함께해온 분들이 많다. 그런 오랜 인연이 현장 케미스트리에 도움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