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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진 “김수영과 쌍둥이 같다는 소리 많이 들어..실제 ‘쌍둥이’ 코너 짜기도”
▶셋이 처음 만났을 때 얘길 해 달라
-이승윤(이하 이):셋 다 정말 뚱뚱했다. 나도 그때는 체중이 98kg이 나갔으니까. 대학로에서 같은 극장 출신인데 셋 다 먹을 걸 좋아해 진짜 같이 많이 먹었던 것 같다.
-권미진(이하 권):그렇지. 보통 새벽 되면 뭐 먹는 사람 거의 없는데 승윤 오빠가 ‘ 뭐 먹을 사람?’하고 물어보면 우리 둘(김수영)이 꼭 손들었다. 승윤 오빠가 체중 줄이고 자신이 입던 티셔츠랑 바지를 나를 줬다. KBS 개그맨 공채로 들어가서는 수영 오빠랑 쌍둥이 같다는 소리 정말 많이 들었다. 이제 서야 말이지만 실제 ‘쌍둥이’란 코너도 짰을 정도였다. 물론 ‘까여서’ 방송에 나오진 않았지만. 아, 생각해보니 우리 4년마다 했네? 올림픽처럼, 하하하.
-김수영(이하 김): 미진 선배를 대학로에서 처음 봤는데 정말 강렬했다.동질감이 느껴졌다랄까.
▶개그 소재로 체중 감량을 택한 이유는 뭔가
-이: 누구나 건강한 몸을 원하잖나. 바로 이 지점이 공감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현실을 바탕으로 해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고. 절실함도 보여줄 수 있고. 웃음에도 여러 종류가 있으니까. 100kg 가까이 체중이 나갔을 때는 양말을 앉아서 신기가 어려웠다. 그런 내가 너무 한심해보이더라. 이를 계기로 5분 동안 간단한 운동을 하며 ‘몸짱’이 된다는 콘셉트로 쌍둥이(이상호·이상민)와 같이 코너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맨 땅에 헤딩수준이었다. 전문 지식도 없는데다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나중에는 전문 트레이너를 만나 직접 배우기도 했다. ‘헬스걸’ 이후론 이 코너를 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수영이가 찾아와 진지하게 살 빼고 싶다고 도와달라고 해 다시 시작한거다. 수영이는 나와 ‘헬스걸’을 거쳐 얻은 노하우를 다 쏟은 집결판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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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두 사람이 체중 감량에 도전하게 된 이유는 뭔가
-김: 고등학교 때까지 씨름을 해 140kg 정도였다. 개그맨이 되고 나서 체중이 더 불었다. ‘개그콘서트’에서 ‘큰세계’(2014)를 할 때인데 제일 뚱뚱해야 한다는 생각에 168kg까지 찌운 거다. 이때만 해도 살 뺄 생각이 없었다. 뚱뚱해야 개그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수면무호흡증으로 고생한 적이 있다. 같이 사는 친구가 내가 죽는 줄 알았다며 놀랄 정도였으니까. 그 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결심을 했다.
-권: 나도 비슷하다. ‘개그콘서트’ 보다 웃다 숨이 막힌 적이 있다. 무섭더라. 코골이도 심해지고. 그래서 시작했다. 스무 살 때만 해도 68kg였다. 그러다 4년 동안 혼자 자취를 하다 보니 40kg이 넘게 체중이 불었다. 생활의 규칙이 무너지니 다른 사람으로 변하더라. 안 되겠다 싶었다.
“헬스걸은 안 먹어서 걱정, 헬스보이는 너무 먹어서 걱정”
▶‘헬스걸’과 ‘헬스보이’의 차이점은?
-이: ‘헬스걸’이 더 조심스러웠다. 여자 후배들이다 보니 말도 가려야하고. 평소에 체중을 잴 때 내가 확인을 못 할 때도 있었다. 탈의실에 같이 들어갈수는 없으니까. 그래서 몇 kg이냐고 물으면 진짜 인지 가짜 인지 확인할 길이 없어 답답했던 적도 있다. 반대로 수영이는 거친 말도 할 수 있고, 남자라서 더 편하다.(웃음). 체중 줄이는 것에 있어서는 확실히 여성들이 독하더라. 미진이랑 (이)희경이는 울면서도 운동했으나. 반대로 수영이는 웃으면서 도망가고 잔꾀를 많이 부리는 스타일이다. 또, ‘헬스걸’은 안 먹어서 혼났다면, 수영이는 너무 먹어서 혼났다. 체중 감량은 장기레이스다. 삼시 세끼를 꼭 챙겨 먹으며 운동을 하는데 ‘헬스걸’은 안 먹고 체중빼려고 해 되레 먹으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권: ‘헬스걸’ 때는 둘이 서로 같이 체중을 빼다 보니 서로 보이지 않는 경쟁 같은 게 있었다. 운동을 하면 누가 먼저 가는 일이 없었다. 서로 끝까지 남아 같이 했으니까.
▶그럼 왜 이번에는 경쟁 체제를 도입하지 않았나
(현재 방송 중인 ‘라스트 헬스보이’는 체중을 감량하는 개그맨과 체중을 불려야 하는 개그맨(이창호)둘이 나온다).
-이: 앞선 ‘헬스보이’와 ‘헬스걸’과 차별성을 두고 싶었다. 그리고 마른 사람의 고충도 살려 보고 싶었다. 그런데 이런 점도 있다. 한 쪽에서는 막 먹는데, 다른 한 쪽에서는 그걸 못하니 수영이가 힘든 부분이 있을 거다.
-권: 정말 그렇겠다. 살 찌우는 건 제일 자신 있는 건데,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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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감량 하기 너무 힘들어 이승윤에 눈속임을 한 적은 없나
-권: 왜 없겠나. ‘헬스걸’ 때 운동 끝나고 방송사에서 집까지 걸어갔다. 한 시간 거린데 정말 힘들어 방송사 앞에서 서 있는 택시를 보고 그냥 타버렸다. 아니나다를까 계속 승윤 선배한테 전화가 오더라. 안 받았다. 진동으로 해 놔서 전화온 지 몰랐다고 둘러낼 생각으로 현관문 앞에서 받았다. 걸어서 이제 막 집에 도착한 것처럼 시간 맞춰서. 그랬더니 대뜸 ‘다시 오라’고 하더라. 딱 걸린 거다.
-이: 사람이 촉이라는 게 있잖나. 게다고 나도 살을 빼 봤고. 미진이가 큰소리 치며 집까지 걸어갈거라 하는데 그 때 상황에서 나 같아도 택시타고 집에 갈 거 같더라. 아무래도 수상해 전화를 했더니 안 받더라. 머릿속으로 어쩔 줄 몰라 하는 미진이 모습이 그려졌다. 받을 때까지 계속했다. 결국 미진이 다시 방송사로 오라고 해서 잔소리만 30분 했다.(웃음)
-김: 사실 지난 8일 녹화 끝나고 집에 가서 라면 끓여 먹었다. 정말 먹고 싶었다. 녹화 끝나고 나면 긴장이 풀려서. 이 정도면 됐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나도 모르게 먹었다. 그런데 양심에 너무 찔려 승윤 선배한테 다음날 고백했다.
-이: 이 말도 안 믿는다. 얘(김수영)가 정말 한 개만 먹었겠나. 한 세 개 끓여 먹었겠지. 거기다 밥도 말아서 먹고. 아니라곤 하는데 안 믿는다. 이런 걸 왜 아냐면 다 내가 해 본 거라서다. 나도 ‘헬스보이’할 때 운동하고 배가 너무 고파서 쌍둥이한테 잠깐 나갔다고 온 다고 하고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사서 먹은 적 있다. 그것도 방송사 화장실에서. 그 때 ‘헬스보이’가 나름 화제라 밖에서 사람들 눈치보여 도저히 못먹겠더라. 그런데 내가 이상해 보이니까 쌍둥이가 눈치를 채고 화장실로 왔다. 빨리 나오라고, 정말 소름 끼쳤다, 하하하.
권미진 “화장실에서 삼각김밥 먹기도”
▶두 사람은 이런 경험 없나
-권: 화장실에서 어떻게 먹느냐고 하는데 먹는 거 좋아하는 사람들은 장소를 안 가린다. 어디서든 먹는다. KBS 막 들어가서 막내라 선배 심부름하는데 삼각김밥이 정말 먹고 싶은 거다. 그 때 방송사 1층 화장실에서 삼각김밥 먹었다. 막내라 눈치보여 화장실에서 문 닫고 먹은 거다. 그 때 화장실에 들어온 오나미 선배한테 딱 걸렸다. 너 뭐 먹느냐고 물었는데 아니라고 딱 잡아뗐지만. 이런 일들을 승윤 선배가 다 미리 경험해봐 도통 거짓말을 할 수가 없었다.
-이: 그래서 내가 미진이나 수영이 체중 조절할 때 가끔 새벽에 카카오톡 보내곤 했다. 냉장고 갈 시간 쯤 되면 가지 말라고. 나도 살 뺄 때 그랬으니까.
권미진 “요요현상으로 5~6개월 잠수 타기도”
▶살 뺄 때 가장 큰 고비는 언제였나
-김: 지금이다. 반복된 생활이 지친다. 이제 112kg라 목표치가 12~3kg 남아 얼마 안 남았구나란 생각도 드는데 힘들다. 하지만 잘 끝낼 거다. 지금은 건강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권: 체중 감량을 할 때는 그 때가 고비라고 느끼는데 막상 빼면 그 뒤가 더 힘들다. 코너 내린 날이 가장 큰 고비랄까. 코너 내리고 나면 의지가 약해져 체중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 한 번 먹으면 어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까. 그게 두 번 되고 세 번 되면 돌이킬 수 없는 거고. 이십 몇 년을 100kg로 살았는데 두 서 달 바짝해서 체중 줄였다고 그게 한 번에 자리 잡히지는 않으니까. 요요현상이 왔다. 코너 끝나고 70kg까지 체중이 불었다. 그 때 사람들 연락 안 받고 5~6개월을 ‘잠수’ 탔다.
▶체중 감량으로 인한 가장 큰 신체적 변화는 뭔가
-김: 목을 찾았다. 어머니가 얼마 전부터 목도리를 뜨기 시작하셨다. 겨울 되면 하고 다니라고. 태어나서 처음이다. 확실히 숨 쉬는 게 편해졌다. 자다 콧소리에 놀라 깨기도 했으니까. 계단도 안 쉬고 올라간다. 처음에는 2층을 못 올라갔다. ‘개그콘서트’ 연습실이 연구동 5층인데 지각해도 그냥 혼날 생각으로 쉬었다가 갔다. 너무 힘드니까. 이젠 계단 두 개씩도 밟으며 간다.
-권: 여름이라도 비가 오면 춥다는 걸 알았다. 춥다고 카디건 걸치면 내숭 떤다고 생각했다. 나에게도 빗장뼈가 있다는 걸 알았고. 그 때 사람들이 내 목소리도 바뀌었다고 하더라. 나는 몰랐는데 그 소릴 듣고 예전 방송 때 자료 보니 정말 목소리도 바뀐 것 같더라. 성대에도 살이 차 있었나보다.(웃음)
“살 빼고 거울 자주 보게 돼” “동창회 챙겨”
▶심리적인 변화는 없나
-김: 거울을 자주 보게 된다. 이젠 ‘셀카’도 찍는다.(웃음)
-권: 진짜 뚱뚱할 때는 사진을 잘 안찍었다. 100kg 넘었을 때 목욕탕 가기가 미안했다. 대를 미는 아주머니한테 많이 미안했고. 가끔 마사지하러 갈 때면 덩치가 크니까 그 분들한테도 미안했는데 이젠 그런 게 없다. 살 빼고는 동창회도 엄청 찾아 다녔다.(웃음)
▶권미진은 ‘헬스걸’때 체중 줄이고 나서 가장 하고 싶은 일로 ‘연애’를 꼽았다. 김수영은?
-김: 백화점에서 옷을 사보고 싶다. 애초 포엑스라지 사이즈를 입었는데 이젠 그냥 엑스라지를 입는다. 또 놀이기구도 타 보고 싶다. 내가 타면 안전바가 너무 올라가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봐 바이킹 같은 걸 탈 수가 없었다. 극장도 눈치 안 보고 가보고 싶다. 극장 가면 옆 사람들이 짜증 내는 게 눈에 보였다. 숨 막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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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난 뚱뚱해서 개그맨이 된 게 아니다. 개그맨 시험 봤을 때도 뚱뚱한 걸로 웃기지 않았다. 무술 동작으로 시험 봐 합격한 거다. ‘큰세계’ 할 때도 내가 과연 뚱뚱한 걸로 언제까지 웃길 수 있을거란 고민을 했다. 식생해질테니가. 새로운 모습으로도 웃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승윤 선배가 ‘몸쨍 개그’를 선보일지 누가 알았겠나.
-권: 개그도 즐거웠지만 체중 감량으로 시작한 내 새 삶도 충분히 만족한다. 사람들에 내 경험을 토대로 건강한 다이어트 방법을 전하는 일이 즐겁다.
이: 체중 빼고 ‘개그콘서트’에서 8년을 버텼다. 할머니 역도 했고 ‘나쁜 남자’ 역도 했다. 불쌍한 가장 역할도 했고. 체중을 빼고 더 많은 역을 맡았던 것 같다. 하기 나름이다. 체중을 뺀다고 개그를 잃는 건 아니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인가
-이:난 이번이 마지막이다. 세 번째 하는 것도 많이 망설이다 결정한 일이다. 다만 이 코너를 통해 시청자분들이 건강한 몸을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싶다. 일부 시청자 분들께서 지방흡입해서 살 뺀 줄 아는데 절대 아니다. 운동도 온종일 하는 게 아니다. 아침에 40분, 개그 연습 끝나고 저녁에 근력 운동 40분, 유산소 운동 40분 이게 다다. 음식도 식단은 조절하지만 삼시 세끼를 다 챙겨먹는다.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니 가깝게 받아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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