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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스파이더맨3’, 2008년 ‘아이언맨’, 2010년 ‘아이언맨2’, 2011년 ‘토르: 천둥의 신’, 2012년 ‘어벤져스’, 2013년 ‘아이언맨3’까지. 2009년 한차례를 제외하고 최근 7년간 5월 극장가 최고 흥행작은 미국 마블 코믹스의 캐릭터를 영화화한 작품이었다.
마블은 매년 4월 말 신작을 선보여 5월 극장가를 장악해왔다. 2014년에는 마블 히어로 캡틴 아메리카의 두 번째 이야기 ‘캡틴 아메리카: 더 윈터 솔저’가 개봉 대기 중이다. 아이언맨, 헐크, 토르 등 마블코믹스의 히어로 가운데 한국 관객에게 가장 인기가 덜한 캐릭터지만 ‘어벤져스’로 인지도가 크게 상승해 안심하긴 이르다. 캡틴 아메리카 역을 맡은 크리스 에반스는 올여름 한국영화 최대 기대작인 봉준호 감독의 글로벌 대작 ‘설국열차’에도 주연으로 이름을 올렸다. 내년 이맘때 즈음이면 인지도가 더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한국영화는 ‘아이언맨3’에 2등 전략으로 맞섰다가 쓴맛을 봤다. 초대형 화제작이 개봉하면 극장이 활기를 띠고 전체 관객 수가 늘어나는 만큼 2등만 해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결과는 달랐다. ‘아이언맨3’의 독식이었다.
이에 맞섰던 한국영화의 성적은 저조했다. 이경규가 제작한 영화 ‘전국노래자랑’(1일 개봉)은 25일까지 누적관객 95만 여명(이하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26일 기준)을 동원했다. 자칫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할 위기다. 박해일·윤제문·공효진·윤여정 등 연기파 배우들이 뭉친 ‘고령화가족’(9일 개봉)도 3주차 주말 100만 문턱을 넘는 등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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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의 슈퍼히어로들은 점차 그 힘이 세지고 있다. 마블의 캐릭터가 총출동한 ‘어벤져스’가 슈퍼히어로물 최초로 국내에서 70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아이언맨3’는 880만 관객을 넘어 ‘꿈의 1000만’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문제는 뚜렷한 대응책이 없다는 것이다. 국내 한 대형 투자배급사의 고위 관계자는 ‘아이언맨3’가 개봉 2주차 주말에도 하루 7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한숨지었다. ‘아이언맨3’를 의식해 개봉일을 아예 5월 이후로 미룬 한국영화도 있다. 1년 전부터 날짜를 박아 선전포고를 하는데도 상황이 이렇다.
‘아이언맨3’가 국내에서 지금까지 극장 매출액만으로 벌어들인 돈은 695억 원. 2013년 전체 매출액(5856억원, 영진위 집계)의 약 1/8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창현 CJ E&M 홍보팀장은 “할리우드 캐릭터 가운데 특히 마블 캐릭터에 대한 국내 관객의 호감도와 충성도가 상당히 높고 이는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더해지고 있다”며 “‘전설의 주먹’과 ‘고령화가족’으로 나름 대비는 했으나 부족했다. 한국과 미국의 시장 상황이 다르고, 제작 규모도 차이가 나 대응하기가 쉽지는 않다. 내년에는 5월 영화시장을 보다 면밀하게 분석해 대응책을 마련해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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