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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일에 지쳐 그만 둔 한 홍보마케팅 업체의 실장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5일 밤을 새도 일이 줄지 않아 먹은 걸 토해가면서 일을 한 적도 있다. 최소한의 목숨은 보장해야 할 것 같아 그만둔다.”
이런 환경에서도 영화 홍보마케팅 일을 놓지 못하는 것을 무엇일까요. 차라리 기업체 홍보 마케팅으로 바꾸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놈의 영화의 매력 때문입니다. 희로애락 때문입니다. 좋은 영화가 나오면 너무 행복합니다. 자랑스럽기까지 합니다.
이상과 현실의 갭은 너무 큽니다. 우울증까지 올 정도입니다. 투자배급사의 홍보마케팅 부서의 인력에 비해 홍보마케팅 업체의 직원의 경력과 나이가 많은 것도 문제가 되는 이상한 세상이 됐습니다. 투자배급사 입장에서는 좀더 많이 편하게 부리며 일을 할 수 있는 신생 홍보마케팅 업체를 오히려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일은 제대로 된 홍보대행사 모임조차 없어서 부당한 계약 등에 관해 개개인이 대처할 뿐 어떤 통일된 목소리를 내는 힘이 없는 게 가장 안타깝습니다.
영화는 분명 매력적인 문화산업입니다. 그러나 영화 홍보마케팅 업체를 포함해 영화에 참여하는 작은 스태프는 어느 인력이나 행복하지 않습니다. 이런 현실이 조금이라도 변화될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랄 뿐입니다. 홍보와 마케팅은 정말 어느 것보다도 더 중요한 크리에이티브 활동이라는 것을 이제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도 보여주는 풍토를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습니다. 앞으로 제대로 된 자부심을 가지고 이 일을 해갈 수 있는 그런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야 이 일에서 떠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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