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닷컴 제공] 부드러움은 강함을 제압한다. 유도뿐만 아니라 테니스에서도 통했다.
테니스 남자 단식 세계랭킹 2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무난히 8강에 올랐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나달은 24일 호주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대회 7일째 남자 단식 4회전에서 힘이 넘치는 이보 카를로비치(39위·크로아티아)를 3-1로 눌렀다. 누구보다 빠른 푸트워크를 자랑하는 나달은 상대 카를로비치가 최고시속 222㎞짜리 강서브로 위협했지만 이를 요리조리 빠져나갔다. 비록 서브 에이스를 28개나 내줬지만, 고비 때마다 카를로비치의 실책을 유도하는 빠른 플레이로 압도해나갔다.
카를로비치는 나달의 노련하고 빠른 플레이에 당하며 나달(15개)의 3배에 가까운 42개의 실책을 저지르는 바람에 대어를 낚을 기회를 놓쳤다. 나달은 8강전에서 ‘영국의 희망’ 앤디 머레이(4위)와 만나게 됐다. 머레이는 앞서 열린 경기에서 존 아이스너(28위·미국)를 3-0으로 완파했다. 호주오픈에만 오면 약한 모습을 보였던 머레이는 처음으로 이 대회 8강에 오르게 됐다. 영국 선수가 호주오픈 8강에 오른 것도 1985년 존 로이드 이후 25년 만이다.
여자단식에서는 나디아 페트로바(19위·러시아)가 세계 랭킹 3위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러시아)를 2-1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페트로바는 남자 못지않은 시속 191㎞짜리 강서브로 서브 에이스 6개를 따냈다. 22일 열린 3회전에서 지난해 US오픈 챔피언 킴 클리스터스(15위·벨기에)를 2-0으로 완파한 페트로바는 4회전에서도 우승 후보를 물리치며 이번 대회 돌풍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중국의 간판스타 정제(35위)도 알료나 본다렌코(30위·우크라이나)를 2-0으로 꺾고 8강에 올랐다. 정제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기록한 최고 성적(4회전)을 넘었고, 자신의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2008년 윔블던 4강)에 도전하게 됐다.
한편 세계랭킹 2위 디나라 사피나(러시아)는 마리아 키릴렌코(58위·러시아)와의 경기 도중 허리 통증이 재발하는 바람에 경기를 포기, 기권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