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열전’ 마스터스 주간이 돌아왔다. 매년 4월 첫째주가 되면 미국 조지아주의 작은 도시 오거스타는 전세계 골프팬의 이목을 한 몸에 받으며 뜨거운 열기로 휩싸인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2009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가 9일 밤부터 나흘간 오거스타 내셔널CC(파72·7435야드)에서 펼쳐진다. 1943년 시작돼 2차 세계대전 기간 3년을 제외하고 올해로 73회째를 맞는 전통의 대회 마스터스는 프로골퍼들이 4대 메이저대회 중에서도 가장 선호하는 타이틀이다.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골퍼들에게만 초청장이 발송돼 출전 자체만으로도 영광이며 우승자에게는 챔피언의 상징인 ‘그린 재킷’이 주어진다. 올해는 96명의 세계적인 강호들이 출전해 그린 재킷을 향해 뜨거운 열정을 불사르게 된다.
전세계 골프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5번째 그린 재킷을 입을 것인가에 쏠려 있다. 아마추어 시절인 1997년, 21살 나이에 최연소 마스터스 챔피언에 올라 전설을 쌓기 시작한 우즈는 프로 전향 이후 2001, 2002, 2005년 3차례 더 그린 재킷을 입었다.
우즈의 강력한 도전자는 세계랭킹 2위 필 미켈슨(미국)이다. 2004년과 2006년 마스터스를 석권하며 우즈와 그린 재킷을 돌려 입은 미켈슨은 한때 잠시 주춤했으나 올시즌 일찌감치 1승을 거두는 등 상승세를 타며 골프 황제를 압박하고 있다. 2001년 마스터스를 끝으로 메이저대회 파이널라운드 챔피언조에서 함께 플레이한 적이 없는 우즈와 미켈슨의 ‘대충돌’이 실현될지 관심사다.
우즈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또 한 명의 경쟁자는 지난해 브리티시오픈과 PGA챔피언십을 잇따라 석권하며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이다. 해링턴은 올해 마스터스와 US오픈까지 모두 휩쓸어 ‘패디 슬램’을 달성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새 강호로 부상한 제프 오길비(호주), 나이를 잊은 그레그 노먼(호주)과 프레드 커플스(미국) 등도 눈여겨볼 주인공들이다.
코리안 파워도 기대된다. 처음 꿈의 무대를 밟은 재미교포 앤서니 김(24)과 메이저대회 중 마스터스에서 가장 좋은 성적(2004년 3위)을 내고 있는 최경주(39·이상 나이키골프)가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올시즌 혼다 클래식 우승으로 초청장을 받은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과 지난해 US아마추어선수권자인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19·한국명 이진명) 또한 부담없이 도전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