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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정욱기자] '남에게 억눌리어 업신여김을 받는 모욕'이란 사전적 의미를 가진 단어 '굴욕'. 이 단어가 '사진'이란 단어와 결합되어 만들어진 요즘 신조어가 바로 '굴욕사진'이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보면 '굴욕사진' 내지는 '굴욕장면'이란 제목으로 평소 모습과는 다른 표정이나 모습의 사진이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케이블TV 모 채널에서는 아예 이런 사진만 모아 매주 주제별 순위를 정해 발표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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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가 안티?...'굴욕사진' 대부분은 사진에 대한 시각차
이렇게 인터넷이나 방송매체에 공개되는 스타들의 굴욕사진 대부분은 연예 현장에서 일을 하는 사진기자들이 찍은 게 주를 이룬다.
그렇다면 사진기자들은 왜 이런 '굴욕사진'들을 찍을까? 혹시 기자들 가운데서도 특정 인물에 대한 '안티'가 있는 것은 아닐까?
물론 특정인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을 사진에 그대로 담는 안티 기자도 없고, 일부러 그런 모습만 골라 찍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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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예쁘게 찍히지 않은' 사진을 보며 '굴욕사진이다' 또는 '기자가 그 스타의 안티다'라고 쉽게 말하곤 하는데 그것은 사진을 대하는 입장이 달라서라고 말할 수 있다.
사진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주관적이라 보는 사람에 따라 좋은 사진과 나쁜 사진이 다 다르다.
팬들은 무엇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표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얼마나 멋있고 예쁘게 나왔나 하는 것이 사진의 좋고 나쁨을 가리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반면 기자들은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특정 인물의 단편적인 표정보다 사진의 전체 이미지가 그 현장 분위기를 얼마나 충실히 담고 있는가를 먼저 따진다.
예를 들어 얼마전 화제가 됐던 홍수아의 시구 사진을 떠올려 보자. 일반인들이 홍수아의 표정을 보며 '엽기적이다'라는 생각을 먼저 했다면, 사진기자들은 그녀의 완벽한 시구폼과 생동감 넘치는 강한 액션을 보며 '잘 찍었다'라고 말할 수도 있는 것이다.
사진 속 인물의 표정이 부자연스럽다 하더라도 그 내용이 현장의 분위기와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면 기자는 그 사진을 그날 취재의 대표작으로 내세운다. 그리고 결국 그런 사진들이 '굴욕'이란 타이틀을 달고 인터넷을 떠돌게 되는 것이다.
가끔 팬들로부터 메일을 받곤 한다. '누구누구의 팬인데 사진이 마음에 안드니 기사를 내려달라'라던가 '사진 잘 찍어줘서 고맙다', '원본 사진을 줄 수 있는가' 등의 내용이다.
사진기자들도 팬들의 이런 의견들을 마냥 무시하진 않는다. 어느 누가 일부러 '굴욕사진'을 찍으려 하겠는가. 되도록 좋은 모습 멋진 장면들을 기사화하길 원한다.
다만 그 의도했던 결과물이 보는 이의 시각차에 따라 때론 '굴욕사진'으로, 때론 '최고의 사진'으로 모습을 달리할 뿐이다.
그렇다면 '굴욕사진'은 대체 누가 만드는가. 팬들은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들의 사진 밑에 '굴욕'이란 글자를 새겨넣어 그들을 제대로 수치스럽게한 이가 누구였는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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