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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모 카페에서 만난 배우 홍수현은 ‘빨간풍선’ 극 중 한바다라는 캐릭터에 대한 애착을 이 같이 드러냈다. 최근 종영한 TV조선 드라마 ‘빨간풍선’은 고등학교 때부터 절친했던 두 여자가 서로의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가운데, 둘의 우정이 와해되면서도 결국 다시 화합하는 과정을 표현한 작품이다. 극 중 홍수현은 친구인 조은강(서지혜)와 둘도 없는 절친사이지만 친구와 남편의 불륜을 알게되는 것은 물론 부유한 가정이 몰락하는 과정을 겪는 비운의 캐릭터다.
홍수현은 “아버지가 남긴 과거의 빚과 아픈 엄마 등 환경에서의 감정을 연기로 최대한 표현하려 했다”면서 “단순히 내 친구와 내 남편이 불륜은 저질렀다는 것에 대한 분노를 넘어서 슬픔도 가미하려 했기 때문에 공감을 얻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짚었다.
특히 이번 드라마를 위해 헤어스타일도 단발로 바꾸는 등 캐릭터에 적극적인 태도로 연기했다고. 그는 “단발은 제 아이디어였다”면서 “은강이 경우도 서지혜 배우는 장발로 간다길래 좀 차별화를 할 겸 머리가 짧으면 좋겠다 싶어 대본 리딩때 머리를 짤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열정어린 참여 덕분에 드라마는 상영 내내 시청률이 우상향했다. 이에 홍수현은 “우선 연기자분들이 다들 열심히 했고 작가님이 워낙 훌륭히 썼고 저희가 잘 따라갔던 게 큰 것 같다”면서 “시청자들이 원하는게 은강이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응징이다 보니 공감해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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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한 지 20년이 넘은 베테랑 배우인 만큼 시청률도 잘 나올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드라마가)잘 되는 지 여부는 대본 보면 잘 맞추는 것 같다”면서 “그냥 (대본이) 재밌으면 잘 나오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다만 이내 “물론 드라마가 잘 나오는 지 여부는 열어봐야 아는 문제 아닐까”라며 “대본과 연출, 배우 연기와 스탭들 열정 등이 잘 맞아야 하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홍수현은 드라마 결말에 대해 바다의 용서라고 봤다. 다만 재미있는 부분은 배우 홍수현은 같은 결말을 두고 ‘용서’라고 봤지만 서지혜는 ‘화해’라고 봤다는 점. 두 배우가 작품을 막 끝냈던 시점인 만큼 여전히 두 캐릭터의 입장에서 결말을 해석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그는 “시청자들이 어떻게 보면 다 해피엔딩인데 그게 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면서 “그냥 응징이 낫다고 보는 사람도 있는데 극 중 바다의 대사엔 ‘나도 복수 다해봤는데 맘이 안 편해’라는게 있다. 실제로 복수를 해도 안 편할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바다의 마음으로 용서해준 게 아닐까”라고 설명했다.
차기작은 공상과학(SF) 장르나 의학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다는 포부를 보이기도 했다. 홍수현은 “의학드라마나 수사물, 장르물 작품을 하면 재밌을 거 같다”면서 “한국에서 안한 장르, 독특한 것도 해보고 싶다. 예를 들면 SF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