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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가나와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해 가나는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다. 가나에 비기거나 패하면 16강 자력 진출을 위해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이면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위로 H조에서 가장 순위가 높은 포르투갈에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특히 가나에 패할 경우 포르투갈 전에서 이겨도 16강행을 장담할 수 없다.
가나는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H조 4개팀 중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하지만 1차전 경기내용을 보면 전력이 만만치 않았다. 후뱅 디아스(맨체스터 시티), 다닐루 페레이라(파리 생제르맹) 등 포르투갈이 자랑하는 톱클래스 수비수들을 상대로 2골이나 터뜨렸다.
특히 포르투갈전에서 가나는 무서운 뒷심을 보여줬다. 1-3으로 뒤진 후반 44분 오스만 부카리(베오그라드)가 추격 골을 터뜨린 뒤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상대를 정신없이 몰아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가나 선수들은 감정에 솔직하고 혈기가 넘친다. 훈련장에서 흥겹게 춤을 추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심지어 포르투갈과 경기를 앞두고 그 긴장된 상황에서도 몸을 흔들었다.
막상 경기에 들어가선 감정적인 모습이 눈에 띄었다. 경고만 4장을 받을 정도로 상대와 계속 신경전을 벌였다. 후반 44분 만회 골을 터뜨린 부카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무소속)가 보는 앞에서 그의 세리머니인 ‘호우 세리머니’를 펼치는 도발을 했다.
가나를 비롯해 아프리카팀들은 한번 흥이 오르면 못 말리는 팀이 된다. 대표적인 예가 8년 전 브라질월드컵 당시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맞붙었던 알제리였다.
당시 홍명보 감독이 이끌었던 대표팀은 러시아와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하지만 ‘1승 제물’로 여겼던 알제리에 2차전에서 2-4 완패를 당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당시 한국은 알제리의 강한 중원 압박과 빠른 역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전반 26분 첫 실점 이후 불과 12분 사이 3골이나 내주는 충격을 경험했다. 알제리는 전반 초반에 자신들이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한국을 무너뜨렸다.
‘알제리 참패’를 경험했던 손흥민(토트넘)과 김영권(울산현대)이 이번 가나전에도 나선다. 그때의 아픈 경험이 이번 가나전을 준비하는데 훌륭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가나는 포르투갈전에서 수비적인 약점을 분명히 드러냈다. 후반 33분 주앙 펠릭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후반 35분 하파엘 레앙(AC밀란)에게 연속 실점을 허용하는 장면이 그랬다.
두 골 모두 역습 상황에서 측면을 공략한 것이 효과를 봤다. 브루누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정확한 패스로 좌우 수비 뒷공간을 흔들었고 골로 연결됐다.
한국도 이 점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에이스 손흥민과 순간 스피드가 탁월한 정우영(프라이부르크), 활동량이 풍부한 나상호(FC서울) 등 돌파력이 뛰어난 공격수들이 선봉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전방에 정확한 패스를 찔러줘야 할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이강인(마요르카)의 역할 또한 그만큼 중요하다.
한국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권창훈(김천상무)도 가나의 측면 공간을 파고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가나는 측면 풀백 쪽에서 공간을 많이 내주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다”며 “우리도 측면에 워낙 빠른 선수들이 많고 침투 능력도 있을 뿐만 아니라 패스 넣어줄 선수들도 충분히 있기 때문에 상대 약점을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가나도 스피드가 있고 저돌적인 선수가 많다. 상대 역시 포르투갈의 뒷공간을 위협적으로 공격하는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면서 “빠른 선수와 일대일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