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 진실 외면하는 세상에 놓는 일침[박미애의 씨네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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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애 기자I 2022.11.23 06:00:00
‘올빼미’ 포스터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과 같았다.”

소현세자의 죽음에 관련해 인조실록에 남겨진 기록의 일부다. 짙은 의심을 품은 이 한 줄짜리 역사에 흥미로운 영화적 상상력이 더해져 호기심을 자극하고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가 탄생했다.

올빼미는 허구의 인물, 경수(류준열 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경수는 앞을 보지 못하지만 뛰어난 침술의 소유자. 어의 이형익(최무성 분)의 발탁으로 궁에 들어갔다가 청에서 돌아온 세자(김성철 분)의 마음에 들게 된다. 그런 경수에게 한 가지 비밀이 있었는데, 밝은 낮에는 전혀 보지 못하지만 어두운 밤에는 희미하게 볼 수 있다는 것.

어느 날 밤, 경수는 자신을 급히 찾는 전갈을 받고 세자의 처소에 들었다가 살해 현장을 목격한다. 자신은 보지 못하는 사람이니 봤다고 할수도 그렇다고 세자의 죽음을 모른 척하기도 어려운 상황. 목숨과 진실 사이에서 그의 외롭고 처절한 싸움이 시작된다.

‘올빼미’는 전반부에 맹인 침술사인 경수의 이야기와, 후반부 세자의 독살 사건으로 구분된다. 경수가 보인다는 사실을 숨기게 된 배경에 대해서 겹겹이 쌓아올리는 전반부의 이야기가 늘어진다 싶은 찰나, 살인 사건이 일어나며 분위기가 급변한다. 전반부의 이야기는 날카롭게 파고드는 후반부의 이야기를 단단히 받치는 초석 역할을 한다.

‘올빼미’는 세자의 죽음 이후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다. 경수가 위험을 무릅쓰고 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밝히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몰아친다.

흔히 이런 이야기는 권력에 대한 탐욕과 탐한 자의 파국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올빼미’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진실을 외면하게 만드는 세상에 대한 냉소와 함께 권력만이 아닌 개인의 문제로까지 환기시킨다. 거대 권력의 부정한 순간을 목격했을 때 나약한 개인인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그것이 크든 작든 상관없이 우리는 진실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을까. ‘올빼미’는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유해진과 류준열의 호흡은 이번에도 좋다. ‘택시운전사’(2017) ‘봉오동전투’(2019)에 이어 세 번째로, 두 사람 사이에 조성되는 불협화는 낯설지만 강렬하다. 조금의 웃음도 허락하지 않는, 예민하다 못해 후반부로 갈수록 히스테릭한 인조를 연기한 유해진은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한다. 류준열은 영화의 의도를 전달하는 화자로서 과하거나 부족함 없는 연기로 이야기를 돋보이게 한다.

감독 안태진. 러닝타임 118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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